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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Aug 22. 2019

지소미아 종료, 한국 신의 한 수 그리고 미래

앞으로의 한미일 관계

일본 규제? 앞으로의 향방은?

지소미아 종료 D-day 0일


1. 청와대가 신의 한 수를 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 or 유지하되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두 가지 답이 아닌 '지소미아 종료'라는 해답을 내놓은 것입니다. 종료와 파기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 하면 법적으로는


파기: 우선 사전적으로는 당장 효력을 강제로 정지시키느냐

종료: 협약이 효력을 다 하는 시기에 자동으로 효력을 잃게 만드느냐의 


차이이며, 외교 정치적으로는


지소미아를 종료하되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부활시킬 수 있는지 여부의 차이


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차이가 앞으로의 국면을 크게 바꾸는 신의 한 수가 될 겁니다. 왜냐하면 이 수는


오바마가 위안부 합의, 사드 배치 등의 내정간섭까지 해가면서 밀어붙이던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 체제, 일본을 재무장시킨 후 그 지휘체제 아래에 한국을 두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겠다는 펜타곤의 전략을 멋지게 박살 낸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2. 얼마 전에 김현종 차관이 미국에 가서 중재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난 것을 인용한 기사입니다. 


동아일보: 김현종 “美에 한·일 중재 요청 안 해…‘국제 호구’ 될까 봐”


그런데 이 작은 기사에, 오늘의 사건을 예견하는 복선이 있었어요. 


미국 상·하원에 가서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더 중요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을 위주로 하고 나머지 아시아 국가는 종속변수로 해서 아시아에 대한 외교 정책을 운용하려는 것인지 물었다.


즉 한국을 파트너로 삼고 싶은 건지 아니면 일본군의 하부조직으로 만들려는 것인지 물어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건 결코 과한 질문이 아니에요. 펜타곤의 행보가 딱 그랬거든요. 그래서 이 한일 분쟁에 끼어들지 않는 것을 택한 것입니다. 


미국의 관심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를 관리할 무력이었습니다. 이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전부터 펜타곤이 추진한 정책이에요. 그 과정에서 한국의 경제는 알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한한령을 뻔히 알면서도 사드배치를 강행한 역사가 있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일본에게 일진짓을 시켜서 일본군의 편제에 넣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소미아를 강요합니다. 하지만 이건 가만히 있어선 안되는 상황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미국의 의도대로 굴러가니까요.
한국을 일본군의 편제에 넣어 운용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주권국가의 군대가 타 국가의 명령을 받게 되는 꼴입니다.


이 정도 폭탄이니까 역대 대통령들이 그렇게 안 맺어주려고 이리빼고 저리 뺀겁니다. 최순실 정부는 그냥 멋도 모르고 떡에 홀려 해줬지만요. 


증거가 있느냐고요? 일본이 우리를 수출 규제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동안 미국은 이를 대비했습니다. 어떻게요? 엘피다, 도시바의 증산체제를 확충하는 작업을 했지요. 즉 삼성, 하이닉스가 추락할 것을 의도한 것입니다. 


우리 편 하나 없는 이 위기, 정부는 이를 어떻게 해쳐나갔을까요? 그 결과가 바로 지소미아 종료입니다.


3. 

지소미아 종료, 일본 방위성 간부 “믿을 수 없다"

지소미아 파기에 충격받은 日 고노, 한밤중 한국 대사 초치


이 사안은 아마 미국과 합의된 것일 겁니다. 다만 미국이 의도한 것은 아니되 미국의 이익을 지키면서 한국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신의 한 수에요. 그래서 비건이 문대통령을 극찬한 것 일 겁니다. 


비건 대표, 김연철 통일부 장관 만나 "문 대통령 훌륭한 리더십 감사"


하지만 일본에게는 아니에요. 지금까지 진행된 동아시아 패권계획의 초석에 금이 간 상황입니다.


지소미아 종료는 미, 일에게 지금까지 밀리기만 하던 파워게임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로 봐도 좋습니다. 그동안 일본이 무리한 무역규제, 화이트리스트를 진행한 이유는 미국에 허락을 받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 미, 일 양국이 지소미아를 압박했죠. 일본은 행패를 묵인받는 대가로 지소미아 유지라는 지시를 받은거에요. 미국은 한국을 일본의 하부조직으로만 쓰면 나머지는 알바 아니고요. 


더 괘씸한 것은 미국과 일본은 이렇게 얻어맞은 한국에게 '꼬워도 니가 어쩔 건데, 그냥 참고 살아'라고 말하고 있던 거지요. 그러고서 무엇 하나 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본은 이 기회에 강제징용 판결도 무마하려 들었죠. 미국도 놔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일본군을 부활시켜 동아시아 전력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런 프레임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우리 대통령님은 친절하게 이를 국민에게 알려주시기까지 했어요.


심지어 그 내용이 광복절 축사에 다 들어있습니다. 세상에나!! <출처 : 청와대 페이스북>


"둘째,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가 되고자 합니다.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겪었던 지난 역사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합니다. 더 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그땐 그냥 구한말의 상황, 현재의 상황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시나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앞으로 할 일을 국민들에게 다 설명해주신겁니다. 이제 알았어요. 


미국은 우리를 파트너로 생각지 않았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펜타곤은 우리를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졸로만 봤죠. 일본 아래 편입시키는 하부체제로만 봤습니다. 그래서 김현종 차관이 우리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스스로 중재에 나서라고 요구했음에도 이에는 응하지 않고 미사일 배치만 서두른다던가, 북한과의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게만 퍼주고 우리에게 도움되는 선물을 해준 적이 없습니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는 이에 대한 우리의 대답입니다. 한국은 일본밑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우리는 중국이라는 대안도 있으니 미국은 우리를 주권국가로 생각하고 미쳐날뛰는 일본을 진정시킨 후 제대로 된 협상을 하라는. 


미국과 일본에게 보내는 신의 한 수가 담긴 메시지입니다.
멋대로 안보를 의심하고 무역 규제하는 일본을 믿을 수 없다는
주권국가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4. 지소미아 종료가 신의 한 수인 이유는 미국이 움직일 이유, 일본이 움직여야 할 이유를 만들어줬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징용 배상 문제를 한국 정부가 눌러 부숴주지 않는 한 아무것도 안 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세계 부채 1위인 일본 입장에서, 일본군 부활을 위해 막대한 돈을 써야 할 일본에게 이 돈은 뼈아픈 손실입니다. 그리고 맨 위 링크 글의 내용처럼 무고한 민간인을 성폭행하고 학살한 한 쓰레기 군대의 부활이라는 형태가 되어버립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쓰레기 군대든 망나니 군대든 말만 잘 들으면 됐겠죠. 하지만 한국이 지소미아를 종료해줬습니다. 


한국이 그냥 맞고 살 생각은 없다. 우리에게도 선물을 달라는 메시지를 줬습니다.
이제 미국은 일본에게만 선물을 줄 수 없습니다.

때려도 참으라는 건 바보의 논리입니다. 그대로 후려갈겨줘야죠.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힘이 센 줄 알고 도취되어 날뜁니다. 게다가 한국은 주권국가 아닙니까. 


5. 한국은 카드가 참 많아요.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지정학적 위치가 위치라 열강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지만 열강을 쥐고 흔들 수도 있습니다. 당장 우리가 중국과 손을 잡아버리면 사실상 북한과도 강제 동맹이 되어버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육지 거점이 없는 미국이 동아시아를 통제하기는 대단히 힘들어집니다. 항공모함은 땅 파서 떠다니는 물건이 아닙니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선 반드시 육지 거점이 필요합니다. 괜히 주한미군을 설치하고 싶겠어요? 


자 이제 펜타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을 만만히 봤다가 지소미아 날리고 까딱 잘못하면 한국이 중국에 붙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넘어오게 하려면 뭘 줘야 할거 같아요. 어떡하죠?"라는 보고를 올리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성격상 이런 무능한 돌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습니다. 어쩌긴 뭘 어쩝니까. 직접 나서서 빨리 사태를 해결해야지. 빨리 일본보고 쓸데없이 떼쓰지 말고 물러서라고 해야지. 


뭐 이건 자업자득이고요.


6. 자 앞으로 일본은 뭘 해야 할까요? 아베에겐 당장 불이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기자들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묻자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하죠? 궁지에 몰렸을 때 입을 다무는 건 그가 초년 정치인일 때부터 못 고친 습관입니다. 도련님 버릇이라고 보죠.


원래 아베의 목적은 9월 개헌 논의를 하고 12월에 중의원 해산, 재신임을 얻어 2020년 올림픽의 여세를 몰아 국민투표로 개헌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9월의 개헌 논의는 한없이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지소미아가 없으면 미국은 굳이 일본군을 부활시켜줄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미국은 일본이라는 손오공에게 금고환을 씌워놓긴 했죠. 하지만 그래도 껄끄러운 상대임은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당장 이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무언가를 양보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베는 양보하고 싶지 않겠죠. 미국에 일본군은 그냥 굴릴 장기말일지 몰라도 아베에겐 자신의 긍지거든요. 그리고 당장의 돈을 아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뭐 긍지고 뭐고 알바는 아니고... 당장 개각부터 해야 할 텐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을 날려야 할 겁니다. 당장 한국보고 냉정해지라고 헛소리를 하는 세코부터 날아가겠군요. 성과는 없고 실책만 있는데다 이번 무역규제의 책임자라 그냥 두면 수습이 안돼요. 고노도 실책이 많지만, 고노담화를 부정하는 상징으로 남아야 할 테니 당장 잘리진 않겠고... 


한국 입장에선 28일,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실시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종료된 지소미아를 재개해주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면 됩니다. 배재실시하면 우리의 안보를 의심하는 국가와 정보교류는 불가능하니 종료상태 유지하면 되고 배재안하고 앞으로 안 그러겠다, 한국은 신뢰할 국가다라고 꼬리내리면 다시 재개해주면 됩니다.


꽃놀이패는 우리에게 있군요. 


PS : 지소미아... 설령 연장해줬어도 우리가 얻는 건 없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우리가 요청한 정보를 '북한에게 넘길 수 있어 못준다'고 거부한 전력이 있거든요.


일본, 한국의 정보요청 거부해


<JTBC 앵커브리핑 2019년 8월 23일>


전 간단하게 생각해요. 전화영업하는 사람들이 먼저 건 상품중 우리에게 도움되는 건 없다. 정말 도움되는 상품은 사람들이 몰려간다. 일본이 무역규제는 하겠지만 지소미아는 해야 한다고 압박을 넣는다. 그럼 이건 

일본에게 도움되는 거다. 하지만 우리에겐 좋은게 아니다! 라고요. 규제하는 국가보고 하게 하라고 압력하는 것이니 말이죠.



이어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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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조선 리더십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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