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작가다, 당신도 작가다

<나의 작가 인생 시작, 도전기>

by 지식공장장

1. 내가 출간 작가가 된 배경을 이야기하려면, 어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대학원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시다 출산 때문에 퇴사하신 어머니는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해에 재취업을 하셨다. 이미 내가 혼자서 밥도 챙겨 먹을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시작하신 일은 백화점 대기업의 직원 교육팀이었는데 기쁨도 잠시, 부서의 팀장님은 한마디 설명과 함께 어머니께 미션을 내리셨다.


다른 사람을 교육하려면 자신만의 콘텐츠가 필요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는 많이 읽어야 나옵니다.

그 팀장님의 말은 어머니의 노트 맨 위에 적혔고 이후 어머니의 계명이 되었다(훗날 나의 계명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계명은 나중 일이고 당장에는 짐이었다. 주 6일 9시~7시 근무, 내가 도와 드리긴 했지만 집안일 부담도 크셨다. 여기에 팀장님의 숙제가 더해진 것이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위해 주 1권 책을 읽고, 이를 한 페이지에 요약, 발표하기


당시에 정말 힘들어해 하신 걸 본 기억이 난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 상사가 퇴직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그만둔 뒤에도 어머니는 이를 계속하신 것이다. 이는 51세, 회사에서 퇴직을 하던 때까지 이어진다.


퇴직을 하신 어머니의 즐거운 소일거리는 구청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즐거운 소일거리는 곧 짐덩어리 소일거리로 바뀌게 된다. 어머니께서 늘 노트 한 권을 들고 다니시면서 책을 요약하거나 생각을 정리하고 계셨는데 이를 문화센터의 담당자가 본 것이다.


강의 한 번 안 해보실래요?


이렇게 어머니는 늦깎이 강사로 데뷔하셨다. 처음에는 준비하는 양에 결코 미치지 못하는 박한 강의료에 고생을 하셨지만 그동안 읽은 수많은 책, 이를 정리한 방대한 노트 그리고 교육 실무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이 어디 가지 않았는지 강의가 늘고 강의료가 불어나서 어머니는 성공적으로 강사로 안착하셨다. 70이 넘은 지금까지도 현역 강사라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셨다.


이쯤 되면 맨 위의 제목을 물끄러미 바라보시는 분이 계실 것이다. 이 글은 <나는 작가다> 공모전을 위해 쓴 글이다. <나의 어머니는 작가다> 공모전이 아니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이 뒤에 여러분을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그렇다. 이 불똥은 내게도 튀었던 것이다.



2. 주 6일 근무, 마지막 날에는 팀장님에게 요약발표까지 하는 강행군을 마친 어머니가 집에 돌아왔더니 만화책을 읽다가 인사하러 나오는 아들을 보셨다면 무슨 생각을 하시게 될까?


너도 해


이렇게 난 돌을 맞았다. 이렇게 날아온 돌 덕에 나는 이후로 책을 읽고 요약한 것을 어머니께 검사받는 입장이 된다. 이렇게 내려진 미션은 당연히 초창기 내게 부담이 되었다. 나중에는 어머니의 과제를 내가 대신하는 일도 <가끔> 벌어졌으니까.


다만 어머니와 다른 점이 있었다. 우선 나는 어머니와 달리 정해진 범위라는 게 없었다. 따라서 좋게 말하면 읽는 범위가 제한이 없었다. 그래서 나의 미션은 어떻게 요약을 할 콘텐츠를 발굴하느냐에 달려있었다. 하지만 이는 의외로 별 문제가 아니었다.


작가에게 지식은 널렸다, 쌓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3. 우리나라 공교육은 ‘사회 시스템에 쓸 인재를 등급으로 나누는 것 외에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교육학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능하기 위한 공통적인 규율만을 주입한다고 하고 나도 이런 의견에 <거의> 동의하는 편이다. 왜 거의가 붙느냐, 예외인 직업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무엇을 만드는 작가라는 직업이다.


작가는 한자로 ‘作家’라고 쓴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전에는 여기에 창작이라는 표현이 붙긴 하지만, 인류 역사상 완전한 무에서 새로운 것을 창작한 경우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것에서 창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나는 작가는 무언가를 쌓는 일, 흡수하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되며, 설령 지금 무엇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쌓는 일을 계속하면 무언가를 만드는 작가가 될 수 있다. 이는 얼핏 보면 아니 대놓고 봐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식도 해당된다.


왜 받는지 알 수 없었던 사회과 부도의 발행정보도 작가에게는 귀중한 창작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사회과 부도에 흥미를 갖고, 유흥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흥미를 붙였고 덕분에 MBA 과정에서 배운 것을 활용 ‘조선 리더십 경영’이라는 책을 낸 출간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책, 유튜브를 만드는 한 사람의 작가가 되었다.


작가에게 도전은 오로지 지식을 쌓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 뿐이다



4. 이렇게 나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작가가 되었다. 어머니의 화풀이로 인해 시작된 지식 수집은 요약을 하고 어머니에게 요약내용을 설명하면서 계속되었고, 이렇게 꾸준히 모으로 닦은 지식은 글이 되고 책이 되고 유튜브 영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난 무언가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작가가 되었다. 혹 나와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자신만의 콘텐츠를 끌어 모으시길 권한다.


아무 쓸모없는 지식이라도 꾸준히 당신에게 들어간 순간
개성을 가진 작가의 콘텐츠가 되니까.


내 어머니와 나의 삶이 증명해왔고 앞으로도 여러분께 작가로서 증명할 길이다.

개화산 생태습지 공원 20191012_(0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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