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서평단 활동같은 걸 안합니다. 지금 있는 책을 읽는 것도 부치고, 글을 쓰는 양도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 <결혼의 종말>의 서평단에 참여한 이유는 한중섭 작가님의 글을 봐왔기 때문에, 이를 꼭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작가라는 것은 개성이 만들어내는 창작자입니다. 브런치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정의할 수 있을리 없습니다. 하지만 한가지만 단언할 수 있다면, 브런치글을 이어 보는 것과, 책을 한 호홉으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자 이렇게 한 호흡으로 결혼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런 기회는 의외로 드물죠. 생각 외로 결혼을 치장한 콘텐츠는 많아도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콘텐츠는 쉽게 발견되지 않거든요.
2.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예전에는 참 한 소리 많이 들었어요. 결혼 안하냐고.
그런데 요즘들어 기류가 바뀐 걸 느낍니다. 우선 비슷한 나이의 미혼/싱글이 굉장히 많습니다. 게다가 결혼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싱글>예능,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 아닌 싱글로서 사회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알려졌고, 어느새 우리에게 받아들여진 탓입니다.
결혼에 있어서, 지난 이백 년간의 변화는
이전 이천 년간의 변화보다 훨씬 급진적이었다.
책은 결혼의 본질은 비즈니스라고 말합니다. 듣고보니 일리가 있습니다. 비단 결혼뿐이 아니라 인간이 벌인 모든 행동은 '비즈니스'로 엮어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하물며 결혼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권력자들은 결혼을 바탕으로 자신의 재산을 늘리고, 자신의 재산을 보호할 방패막을 만들었습니다. 재산이 없는 일반인들도 서로간의 결혼을 통해 경제적인 성장을 원했습니다. 이런 전통이 지금까지 내려왔죠.
하지만 이런 결혼이 모습은 조금씩 바뀌는 듯 합니다.
3. 결혼이 비즈니스의 연장이라면 결혼의 형태가 바뀌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비즈니스라는 건 원래 환경에 따라 바뀌는 거거든요. 예전에는 결혼하여 자식을 낳아 가족을 불리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외적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재산을 늘리는게 생존의 길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세상이 변합니다. 남자와 여자가 같이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죠. 그리고 지금 한국 사회에는 선택을 해야 하는 형태가 왔습니다.
예전에 컨설팅을 하면서 조사한 자료가 있습니다. 대졸자 > 일자리, 즉 대학을 나와도 일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죠. 그리고 80%의 임금 노동자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적어도 서울물가를 비교해 볼 때 주택을 구하기 힘들고, 노후 준비가 힘듭니다.
네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하여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한국의 비즈니스라면, 지금은 결혼이라는 것이 나의 비즈니스적 목표를 채워줄 수 있느냐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를 작가님은 꽤 드라이하게 적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더 눈에 띕니다.
이런 시대적인 변화에 맞춰, 자신의 비즈니스 목표에 따라 결혼의 형태를 바꾸는 거겠죠. 동거, 졸혼, 비혼선언 등은 전부 이런 형태의 일환이겠죠.
4. 하지만 이 책이 결혼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기혼자, 비혼자>모두를 위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죠.
우리가 보는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철하고 잔인하게만 보이지만, 사실 비즈니스라는 건 서로 웃을 수 있는, 서로 이익을 갖는 것이 목표인 행위입니다. 결혼은 누가 뭐래도 비즈니스가 맞습니다. 아니 비즈니스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비즈니스라는 건 사람을 잡아먹고, 사람의 이익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것이 비즈니스에서 오래 살아남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멀리 보는 비즈니스'를 강조합니다. 멀리 보는 비즈니스는 꽤 여러가지를 포함하고 있지요.
우선 결혼이라는 비즈니스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문제등이 있고, 두 사람의 가족(세력)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 그리고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있지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느꼈습니다.
결혼이 비즈니스라면 상대와 나의 차이를 깨닫고, 이를 조율해서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그것이 바로 결혼이라는 비즈니스의 목표이며, 결혼이 추구해야 할 길이라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존중이며 결혼의 형태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길로 가시면 됩니다. 우리는 생각할 수 있는 어른이니까요.
더 이상 형태에 얽매일 이유는 없습니다.
당신이 태어났을 때 이미 세상에 존재하던 것은 모두 정상이다
나와 다르다고 비정상이라고 정의하면 곤란합니다. 그저 나와 다를 뿐이지요. 한중섭 작가님은 앞으로 결혼이 좋은 일일지 나쁜일일지는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적어도 결혼을 생각한다면, 결혼이 두 사람의 비즈니스라면 서로 존중하고 서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가 얻은 교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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