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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Dec 28. 2020

도끼자루가 썩고 있다, 코로나 위협에 일본의 반응은?

[일본졸업]

1. 우선 말씀드릴 것은 저는 <일본졸업>이라는 책을 쓴 사람이라 일본이 어느 정도 시끄러워야 득을 보는 사람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시끄러워지길 바라는 부분은 정치 영역, 즉 한국과 경쟁에서 일본이 삽질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국을 방해하는 일본의 힘을 줄이는 것이지 일본 국민들이 위험해지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일본 상황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2. 현재 일본의 상황은 말이 아닙니다. 


원래 일본의 새 총리가 취임하면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서로 간의 이익을 확인하고, 서로를 견제해서 상호 간의 손익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스가 총리는 '강제징용 패소에 관한 강제집행'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 회담에 참석하겠다... 고 조율을 했는데 최근엔 이에 관한 리액션이 없었죠. 아니 한중일 정상회담이 거론될 상황 자체가 아닙니다. 이 이유 중 하나는 일본 내의 미묘한 기싸움을 들 수 있습니다.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16포인트 내려갔다

출처: https://twitter.com/raw_ajstyles/status/1343130966869430272


지금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일본의 지지율 조사라는 건 사실 기득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사라는 겁니다. 아니 통계라는 것 자체가 설계 방법에 따라서 어느 정도 결과치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게 좋습니다. 


무슨 의도일까요? 아베의 재집권입니다. 


3. 왜 아베 전 총리가 물러났을까요? 국가적 문제 상황을 수습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초기 방역 실패로 인한 코로나 유입, 역학조사를 취하지 않아 통제 불가능, 올림픽 연기, -12%대의 경제 하락은 명백히 아베의 실수입니다. 하지만 아베는 이 타이틀을 안고 갈 생각이 없죠. 오래 정치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니 그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아베의 영구집권을 원합니다.
                                                                                                                                       <일본졸업 中>


그래서 스가에게 총리 자리를 준 겁니다. 아베 측근들을 내각에 남겨둔 채로요. 


일본은 2021년에는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시기는 2021년 9월 즉 늦어도 7월까지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해서 재신임을 받는 과정을 치릅니다. 그렇게 내각이 만들어지면 내각은 새 총리를 뽑는 시스템이죠.


아베는 이를 노렸습니다. 일단 내각만 살아남으면,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무너지지만 않으면 총리가 다시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아베는 이때까지 남아있다가 심판을 받기보다는 그 죄를 스가에게 뒤집어 씌운 채 자신의 정치생명을 지키려고 한 겁니다. 그리고 어차피 2021년 9월엔 선거를 해야 하므로 만약 스가가 이를 모두 해결하는 기적이 벌어져도 이익이죠. 


하지만 스가는 1년만 총리하다가 정치적 생명을 끝장낼 수 없죠. 성과를 남겨서 2021년 9월 다시 재신임을 받고 총리로 남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지금 일본은 스가와 아베가 서로 싸우는 상황입니다. 아베 입장에선 스가가 1년만 버텨주면 되는데 스가는 다시 집권하려 하니 얼마나 싫겠어요? 그래서 아베는 이런 스가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게 스가를 공격하는 일본의 유력 정치인사이며 저 파탄 난 지지율이죠.


즉 일본은 지금 밥그릇 싸움에 바빠서 다른 걸 돌볼 상황이 아닙니다.


아베의 재선은 착실히 진행 중입니다. 현재 아베의 벚꽃 스캔들에 대한 불기소가 결정 났고 아베는 이를 비서의 죄로 돌린 후 2021년 4월 야마구치 4현(시모노세키)의 국회의원으로 출마를 한다고 합니다. 지역구 특성상 아베의 당선은 100% 확실한 상황이지요. 

이후 9월 새 내각이 재신임을 얻으면, 자민당은 아베를 다시 총리로 앉힐 겁니다.


일본과의 싸움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아니 영원히 계속될 겁니다.



4. 문제는 이들이 정치놀음을 하는 바람에 애꿎은 일본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겁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민간에게 돌리고 싶어 하는 국가일수록 코로나에 대한 대처가 미흡합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그랬습니다. 이집트가 그랬듯이요. 


이집트는 경제를 보호한답시고 흑사병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상업기반이 박살 났던 국가죠.


역학조사조차 안되는 상황은 현 총리의 발언에서 드러납니다. 12월 28일 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영채 교수는 영국에서 150명이 입국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스가 총리는 토론에서 1~2명 정도라고 발언했다고 합니다. 영국의 변종 코로나가 일본에 들어와서 난리가 난 상황임에도 총리의 상황인식이 이 수준입니다. 정치싸움에 골몰하느라 국가 운영에 관심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아베 측근인 사람들이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죠.


일본에서 항공기 방역을 한다는 기사를 봤을 때는 당연하려니 했는데 이게 승무원은 하면서 기장/부기장은 또 방역을 안 했다네요?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검역 자체를 안 받은 기장이 영국산 변종 바이러스를 일본에 퍼트린 상황이고, 역학조사가 안되어 지금 파악이 안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을 연다네요? 만에 하나 변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면? 그땐 이를 어떻게 수습할 거죠? 모리셔스 제도 기름 유출도 기업에게 떠넘긴 일본 정부가 과연 책임을 지려할까요?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난리는 결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한국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5.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일본 정치가 삽질해서 경제, 국제 영향력 면에서 한국보다 뒤처지길 바라지만, 그 국민들이 질병에 노출되어 고통받는 것은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치는 그리 돌아가지 않는군요. 


일본 정부는 경제적 성과와 방역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여행/이동을 권장하지 않지만 고투 트래블, 즉 여행 권장 캠페인은 아직도 이뤄지고 있지요. 현재 언론은 코로나 뉴스는 제대로 다루지도 않으며, 죽은 사람들의 보도자료에도 코로나인지 아닌지 표기조차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스가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여론을 돌리고 있죠. 아베의 재집권을 노린 포석입니다. 


그리고 그 권력싸움에 일본 국민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여행 권장으로 인한 경제 활성화, 올림픽 개최로 인한 부흥만이 눈에 보일 뿐이죠.


현재 일본 정부는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방역조치를 잘한 것 같지요? 외국인의 입국을 막았을 뿐 해외에서 온 일본인을 막는 게 아닙니다. 이는 영국에서 온 일본인도 포함됩니다. 무슨 조치를 세워도 현재 상황에 맞지 않고, 맞는 조치도 늦게 세워지는 것이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현재 일어나는 일입니다.


일본에 계신 분들 2021년 초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일본졸업, 절찬리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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