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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Jan 19. 2021

LG는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가?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 관련 인력을 해고/재배치하면 두 번 다시 스마트폰 관련 역량은 키울 수 없고, 나중에 다시 시작하면 더욱 뒤처진 결과가 나올 겁니다.


테슬러의 차가 그렇듯, 앞으로 나올 모든 기기는 IT기기에 종속된 무언가가 될 겁니다. 

더욱 스마트폰/모바일/IT중심으로 재편될게 뻔한데 이제와서 손을 떼다니요.


LG의 문제점은 전략을 잘 못 세우는 거지, 스마트폰사업을 하고 말고가 아닙니다.



2. 엘지의 벨뱃을 보면, 참 희한합니다. 

제품은 좋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


생산대수가 삼성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 시장에선 프리미엄 제품이라면, 화웨이와 견줄만한 판매량을 보인다면, 엘지의 판매량은 그에 훨신 못 미칩니다.


아예 순위 안에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예상판매 수치가 적으니 생산량이 적고, 생산량이 적으니 부품 발주량이 적고, 부품 발주량이 적으니 부품 단가가 올라가고, 부품 단가가 올라가니 제품 가격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삼성처럼 부품을 직접 만들지도 못합니다(엑시노스)


이렇게 많이 팔지도 못해서 가격이 올라가는 판에, V60같이 잘 나온 제품을 정작 한국에는 안 내서 판매시장을 스스로 줄이더니 국가마다 폰의 사양을 다르게 만들어서 다른 부품을 쓰게 만들어 가격을 더욱 올립니다. 


이게 LG폰이 성능이 삼성보다 처짐에도 삼성과 비슷한 가격에 나오는 이유입니다만...


솔직히 소비자는 알 바 아니라는 말이죠?


소비자는 제조사의 사정이 어쨌든 상관없습니다. 제품에 합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사고 싶어하죠.

그런데 벨뱃같이 폰이 아주 잘나와도 삼성의 동급기보다 성능이 부족한데 가격은 삼성의 동급기와 별 차이가 없이 내니 외면하게 되는 겁니다.



3. 이런 상황은 그대로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저희 집은 모든 가전제품이 LG입니다. 스마트폰 빼고요.

이유인 즉 LG스마트폰에 학을 떼서 그렇습니다. 넥서스4 1년도 안돼 보드가 망가졌고, 어머니 뷰3는 실수로 액정을 깨뜨렸는데, 출시 1년도 안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AS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 실수를 인정하고 유상수리 하겠다고 했음에도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요. 야심작 쿼드비트 이어폰은 일주일만에 단선이 되었죠. 역시 유상수리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2의 사항 때문입니다. 

삼성, 화웨이야 워낙 잘 팔리는데다 전 세계 동시출시니 부품단가를 낮추기도 좋겠고, 부품 재고 위험도 낮겠지만 엘지는 워낙 망이다 보니 부품 떨어졌다고 새로 생산하기도 그렇겠죠. 


하지만 그거야 솔까말 회사 사정이지 

저희들 같은 일반 소비자는 알 바 아닙니다.  



4. 게다가 LG가 커스텀한 안드로이드도 이 불만에 한 몫합니다.

이유인 즉 1번 항목이겠죠. 본인들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스마트폰 사업, MC사업부의 목표니 어떻게든 자사의 환경에 맞춰 커스텀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는 건 좋은데, 전 개인적으로 불편했고, 이런 반응이 커뮤니티/리뷰어 사이에서 많이 돌더군요.



5. 그럼 엘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가격을 낮춰서 중급기 보급기에 올인하는게 나을 겁니다.

이게 엘지의 플랫폼 생태계를 지키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지키는 그나마 좋은 방법이죠. 


소비자 입장에서 조금만 더 돈 보태면 삼성, 애플이라는 대안이 있는데

누가 엘지의 비싸기만 하면서 부품이 없어 수리 못하는 제품을 사겠어요.

(벨벳도 부품이 없다죠? 제 친구도 액정깨진 폰 들고 다니는데

유리조각 박힐까봐 불안하네요)


5. 엘지가 해야 할 일은 의외로 간단하게 정리가 됩니다. 


가성비, 편의성, 후속 지원에 대한 신뢰

이 세가지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프리미엄 전략, 고급화 전략, 상위시장 같은 건 이미 버스 떠났습니다.

특이한 사용자 경험은 이렇게 생활에 밀접한 제품에서 기대할 사항조차 아닙니다. 그러니 윙폰 같은 건 더더욱 내면 안됩니다.


LG가 버틸려면 이거 만든 책임자부터 잘라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이걸 LG가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가성비, 후속지원을 잘 하려면 부품을 많이 찍어내야 하는데 그만큼 팔리지 않으니 한계가 생기고, AS여유분 만큼 부품을 확보하는 것보다 벌금내는게 더 싸니 그럴 수도 없습니다. 제품이 팔리지 않으니 MC에 대해 투자를 할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커스텀 OS의 질은 점점 떨어집니다. 


가장 큰 문제점, 잘못된 전략의 수렁에 빠져서 무엇하나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물론 스마트폰 사업은 그만두면 안됩니다. 


그 안에 숨겨진 기술과 가능성은 LG가 앞으로 살아남기 위한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어떤 손해부터 감내해가면서 살려야 할지는 모르는 일이고, 대기업 특성상 오너아니면 이 말 꺼낼 사람조차 없으니 수렁은 더욱 깊어지는 거죠.


한 가지 확실한 것, 이대로라면 파나소닉 스마트폰 사업부와 똑같은 길을 걷게 된다는 겁니다.

시장 다 외국기업에게 빼앗기고 망했죠. 시원~하게. LG의 스마트폰이 이를 고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일본졸업, 절찬리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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