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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Feb 02. 2021

일본은 왜 한일해저터널에 집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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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찮아도 책에 적어놨던 내용인지라 다뤄봅니다>


1. 최근 한일해저터널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우선 제 견해를 미리 말씀드린다면,

이 사업은 설령 일본이 모든 비용을 다 댄다고 해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사업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돈 들여서 이 터널을 뚫자고 하는 이런 사업은 당연히 하면 안되겠죠.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려면, 그 근거를 설명해야겠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왜 한일해저터널 사업을 하면 안되느냐 입니다.


(책에는 적어 두었습니다만, 블로그엔 없으니)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알아두셔야 할 것은 일본은 한가지 정책을 세우기 힘든 나라입니다만, 일단 정책을 세우면 이를 밀어붙이는 힘이 엄청납니다. 독도를 일본땅으로 만들기 위한 야욕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맺을 때 당시 수상 요시다 시게루(吉田茂)가 입김을 불어넣은 겁니다. 이후 70년째 이를 밀어붙이고 있죠.


이 한일해저터널도 마찬가지죠. 근데 이건 더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기록상으로만 봐도 무려 100년 넘게 추진하는, 아니 역사를 따져보면 더 오래된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록 : 이 글을 읽으실때는 일본의 해저터널은 환경, 배기 문제로 인해서 차량통행이 원천 불가능, 따라서 철로가 움직인다는 것을 전제로 읽어주시면 이해하시기 쉽습니다.



1.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를 쥐고 명나라에게 보낸 국서는 명나라 조정에 불쾌감만 던져놓습니다. 내용이 '해뜨는 나라의 천자가 해지는 나라의 천자에게'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이죠.


일본에게는 컴플렉스가 있었습니다. 문물이 보통 서역을 거쳐 중국에 들어오고 이게 조선, 일본을 거쳐 들어왔으며, 교역품의 경우 당시 주력이든 은무역을 통해 중국에서 일본으로 흘러들어왔습니다만 반대로 일본의 문물이 대륙으로 흘러가지는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 환경상 섬나라인 일본은 자연스럽게 문물의 발전이 늦었던 탓입니다.


이후 히데요시는 자신을 따라 전쟁을 한 부하들에게 논공행상을 할 땅이 없어지자 조선을 중심으로 대륙을 정벌해서 유럽까지 치고나간다는 야망을 세우죠. 물론 히데요시의 야망은 사라지지만 그의 꿈은 이후 요시다 쇼인 등에게 계승되고 나아가서 당시 제국주의 열강이 되려던 메이지 정부의 주역들에게도 계승됩니다.



2. 한일해저터널의 첫번째 기록은 1917년에 나옵니다. 하지만 사실 그 기반은 이전에 갖춰져 있었는데요, 조선의 이권을 침탈하던 과정의 일환으로 철도를 부설하지요. 최초의 철도가 경인선이었고 이후 만들어진 것이 부산까지 이어지는 '경부선'이었습니다.


즉 일본 본토에서 물류를 실어 인천까지 이동 대륙으로 군수물자를 이동하기 위한 체제를 갖춘 것이며, 이후 조선을 병합하고 난 후 1917년에 일본 육군참모본부가 '철도용 쓰시마 해저터널 건설'이라는 연구자료를 처음 내놓았던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망상이 아니라 1913년부터 대한해협에서 이키섬~대마도 구간 해저 바닷길을 조사한 결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 사업은 당시엔 좌초됩니다. 왜냐하면 돈이 없었거든요. 러일전쟁의 배상금은 못받았지, 당시 경제침체가 이어져서 돈 쓰기도 어려운데 이런 터널에 돈을 쓰느니 해로를 이용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세운겁니다.


두 번째 기록은 중일전쟁이 한창이었던 1935년이었습니다. 도쿄에서 시모노세키 그리고 대마도 해협에 해저터널을 뚫어 대륙과의 연결을 꿈꾸었지요 이른바 '탄환열차계획'이었습니다. 일본이 만주에 세운 괴뢰정부인 만주국에서는 대련~장춘의 700km구간을 시속 130km이상의 속도로 달릴수 있는 아시아호 라는 열차도 1938년부터 운행했었죠. 이는 일본의 "대동아"라는 침략의 야욕의 충실한 도구였었습니다.


이렇게 토대가 잡히자 해저터널 플랜이 본격적으로 발표됩니다. 일본 철도성은 1938년 18만원을 들여 용역을 한 후 1940년 '조선해협터널 및 대동아 종단철도 구상'이라는 플랜을 발표합니다. 이는 신문에까지 났었으니 사실상 추진되는 사업이었고, 목적은 만주국 나아가 더 넓어질 일본의 영토를 위한 포석이었겠죠.


이때 만들어진 만주철도 '아지아'호는 아직도 보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1945년 무리한 전쟁으로 인해 일본은 패망하죠. 문제는 5년 뒤 한반도 전쟁이 터지면서 전범들이 도로 권력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이후 그들은 '패전하기 전의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목표하에 움직이는데요 이른바



전쟁에서 졌던 나의 과거를 지우고, 전범이라는 불명예를 씻는다
<일본졸업 중>



가 목적이겠지요.


이후, 한일해저터널은 일본내에서 공식적으로는 거론되지 않습니다만 의외로 이를 염두에 둔 사업이 많이 진행됩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신칸센이지요.


보통 일본의 철로는 협궤라고 해서 우리가 쓰는 철로보다 폭이 좁습니다. 일본이 협궤를 만든 이유는 (꼭 전쟁만이 목적은 아닙니다만) 대륙까지 철로를 짓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입니다. 조선을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를 치려면 철로가 꼭 필요한데 이를 지을 돈이 감당이 안되어 비용이 적은 협궤를 깐 것이죠. 이후 일본의 철로는 이에 맞춰 협궤가 깔렸습니다.


하지만 1964년 최초로 도입된 신칸센은 협궤가 아니라 표준궤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일해저터널을 뚫어서 이를 통해 열차가 지나다니게 된다면, 한국, 중국, 러시아가 표준궤를 협궤로 바꾸는 것보다는 일본이 표준궤로 바꾸는게 현실적이기 때문이죠.



3. 이후 이 한일해저터널 이야기가 다시 나온 것은 국교가 회복되고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해서 정상적인 시장이 된 1990년이었습니다. 한국 입장에선 이쯤되면 일본의 물류가 한국에 쏟아져 들어와도 산업이 종속되지 않을거란 계산이 있었을 것이고, 일본입장에선 만주의 꿈에 한 발 더 나아간다는 점이 컸을 겁니다.


이후 클린턴 대통령이 중국경제 제제를 풀고 러시아와도 교류를 하게 된 2000년이 되자, 일본은 본격적으로 이를 추진하게 됩니다. 버블경제 붕괴 후 무너져가는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본이 본격적으로 개척해야 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른 이후 2008년 이명박 정부때 본격적으로 논의 됩니다.


일본 입장에서 해저터널은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세계 물류가 발달한 지금 예전 중세시대처럼 대륙진출을 위한 꿈을 추진하는 건 이상한 일 아니냐 싶겠지만, 현대 세계 구조에서는 상황이 다르거든요.



4. 한때 중국은 세계 최고의 생산기지였습니다. 저임금에 숙련된 노동자를 활용해서 제품을 만들 수 있던 꿈의 나라였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인건비는 크게 올랐고 심지어 기술이 탈취되기까지 하지요. 그래서 세계 국가들은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로 옮겼습니다.


최근 LG에서 제품 주문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문기간이 이상하게 오래걸렸죠?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렇게되면 물류의 흐름이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만 문제는 한국기업의 상품은 그렇다쳐도 다른 나라가 만든 상품은 한일해저터널이 있다면 굳이 부산항까지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동남아에서 시모노세키까지 옮기고 그 후에 터널로 옮기는게 더 싸거든요.


즉 앞으로 바뀔 국제 환경에서 해저터널은 일본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줄겁니다. 

일본이 한일해저터널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건 만주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만 그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 고령화로 인해 경제가 거의 죽어버린 큐슈 지방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이 지역은 죠슈, 사츠마로 불리던 일본 극우의 정치적 기반이 몰린 곳입니다). 아베 신조의 지역구도 야마구치현.


● UN이 추진하는 아시아 고속도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내륙과 연결을 해야 하는데 비용적, 기술적 문제로 볼 때 가장 현실적인 것이 큐슈와 부산을 잇는 한일해저터널이다. 다른 나라와


●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종점 문제. 만약 남북이 종전을 하고 교류가 이어진다면 시베리아 철도와의 연계가 중요해진다.


●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일대일로의 범위는 현재 영국부터 중국까지 확정된 상황인데 일본입장에선 수출문제도 있고 관광객 유치문제도 있어 이를 절대 놓칠 수 없다. 실제로 이 일대일로가 물류, 관광면에서 중요한 지라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 한중해저터널 사업까지 다시 검토되는 상황이다.


● 관광사업에서 이익을 본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에 가는 수요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수요보다 많은데 터널을 뚫으면 일본의 관광산업이 활성화 될 것이다. 특히 큐슈지방은 일본의 수출규제이후 경제가 마비된 상황인데 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외에도 잘 따져보면 책 한권 쓸 정도로 일본에게 가는 이익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얻는 이익이, 없지는 않겠지만 너무 적어요. 아니 그 터널이 없는게 이익이 되는데다 훗날 종전이 되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텐데 왜 우리가 이걸 해야 하는것인지 의문이 갑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한다면 적어도 다음 두 가지는 해야지요.



1.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명문화하고 두 번 다시 침략하지 않겠다는 사실 명문화(절대 안할겁니다)

2. 모든 비용은 일본이 지불하며, 유지 관리도 일본이 할 것


뭐 그래도 저 같으면 안해줍니다. 부산 분들은 어쩌라고요.


<이런 상황을 걱정해서 쓴 일본졸업, 절찬 발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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