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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Nov 15. 2016

트럼프 당선,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트럼프가 이긴 이유

원래 포스팅을 짧은 시간 내 쓰는 타입이긴 하지만, 준비하는 시간은 제법 되는 편인데 이번에는 준비할 시간도, 쓸 시간도 없네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변수는 있었지만, 토론회에서 하도 무너져서 이번엔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떡하니 대통령이 되니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반은 황당하고 반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나 할까요?


1. 대선 토론을 전후로 해서 미국에서는 오바마의 지지율이 50%를 넘는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사실 레임덕에 시달리는 임기말에 저 정도 지지율은 대단한 것이긴 한데, 글세요. 우리는 이미 경험하지 않습니까? 압도적인 지지율과 실제 생활은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을요?


오바마는 이미지 메이킹, 마케팅 전략이 참 뛰어나서 대외적인 호감을 얻었지만 실제 정책에서는 미국인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오바마의 임기 동안 중산층의 붕괴가 계속되고, 임금은 고정되는데 사회비용, 교육비용, 시장물가는 다 오르는 판에 일자리마저 줄어서 대학을 다니기 위해 매춘을 하는 학생들마저 나타나는 판이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월가의 편을 들지를 않나, 부유층을 우대하는 정책들을 내놓질 않나 급기야는 악마와 같은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를 개혁한다고 오바마 케어를 만들더니 정작 2017년부터 오바마 케어 건강보험료를 30%나 인상한다고 하지요. 이쯤 되면 미국 국민들이 오바마한테 속았다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2. 그래서 이번 대선은 쉽게 말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싸움이었습니다.


민주당 쪽 사람들은 당 지도부가 국민의 편이 아닌 기득권의 편이라 생각하니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버니 샌더스 열풍이 나온 것이고, 공화당 사람들도 역시 지도부가 기득권의 편이라고 생각하니 트럼프 열풍이 나온 상황입니다. 즉 양쪽 당이 전부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 후보가 중산층을 지켜줄지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오바마 그리고 만약에 힐러리가 물려받는다면 자국 내 안정보다는 국제적인 미국의 지위에 몰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당장 한국이 가입하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던 TPP도 좋게 말하면 미국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봐도 좋지만 달리 말하면 미국의 기업가들에겐 좋을지 몰라도, 내부 노동자와 노동력의 가치는 내려갈 수밖에 없거든요. 즉 중산층 붕괴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정책인 겁니다.


게다가 중국을 제어한다고 일본의 제조업을 육성하고, 아시아에서 입지 상승에 힘을 쏟고 베트남에게 제조업 일자리를 마구 넘겨주는데 미국 국민들은 이게 달갑지 않았던 겁니다.


사실 다른 나라 사는 제 입장에선 미국인들이 <강한 대국 미국>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없었는데 적어도 지금의 생활이 강한 미국보다 더 중요했음이 이번 투표에서 드러난 것이죠(샌더스 열풍은 복선이었고요). 


사실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만 골치아픈게 아닙니다. 일본도 그렇고 무엇보다 미국을 상대해야 하는 중국입장에서도 골치가 아픕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제조업 성장의 교두보가 미국이거든요. 자동차완성차가 그렇고 IT기기도 그렇죠.


결론부터 말해 미국의 대다수 국민들은 미국이 중국을 누르고 패권국가가 되는 것보다 중산층 붕괴,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힐러리가 그 부분에선 너무 무심했죠. 


실업률 5%면 수치상 18%에 육박하는 한국보다 양호한 상황 아니냐고요? 한국의 통계가 별의별 수를 다 써서 실업률을 깎아내는데 주력했다면 미국은 통계 산출의 조작입니다. 실업률이라는 게 경제 상황에 따라 요동을 쳐야 하는데 미국 경기가 곤두박질을 쳐도, 좋다고 극찬을 받아도, 연말이 와도 5% 그대로라니요, 숫자놀음 아닙니까?


3. 뭐 그래서 결국은 도널드 트럼프 씨가 당선이 되었습니다. 사실 힐러리가 당선될 확률이 낮은 게 힐러리는 자신의 신념으로 정치하는 타입이 아니라, 상황에 맞춰 최선의 선택을 하는 타입입니다. 이전 장관 시절에는 동성애 반대 법안을 내더니, 이번에는 대선 승리를 위해 동성애자의 손을 들어줬지요. 적어도 선진국에서 이렇게 철새처럼 정책이 날아다니는 정치인은 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누가 더 밉나 경쟁이었을 텐데 트럼트가 살짝 이뻤던 것뿐이죠. 똑같이 미워도 미국 중산층의 불안에 대해 화답했으니까요. 적어도 미국인들의 이익을 지키자는 목소리에는 화답한 셈입니다.


그런면에서 트럼프는 영리했어요. 자신에게 표를 줄 선거인단의 욕구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바라봤습니다. 반면 힐러리가 트럼프를 제압하려면 <당신은 자본가로써 당신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했나요?>라고 받아쳤어도 될 법한데 그건 또 못하죠. 그녀의 스폰서가 바로 다른 자본가들이니까요. 이 점이 힐러리의 한계입니다.



4. 한국은 아마 새로운 미국에 신나게 당하는 나라가 될 겁니다. 당장만 해도 한국에 영향이 와서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향해 달려가고 코스피는 3% 폭락, 코스닥은 600선이 붕괴되었습니다. 이렇게 달러가 올라가면 대한민국 서민경제에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앞으로는 더 험난합니다. 대외 1 무역국 중국과의 관계를 버리고 사드를 배치, 미국의 손을 들어줬는데 정작 보호무역주의의 수호자 트럼프가 당선이 되었으니 무역 쪽에서 더 힘든 고지를 넘어가야 할 판입니다. 그렇다고 대외 2무역국 일본의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고, 사이가 좋은 건 더더욱 아닙니다.


공약이행률 1%대의 어느 나라 인형 대통령도 있으니, 꼭 공약을 지킬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트럼프의 공약을 보면 두 가지는 이행될 겁니다. 하나는 주둔비용에 관한 내용. 아마 트럼프는 미국의 필요에 따라 주둔을 했든말든 상관없이 주둔비용을 늘려 받을 겁니다. 혹은 주둔 체제를 변경해서 이를 틈타 재고 처리해야 할 무기를 동맹국인 한국/일본에 팔겠죠. 


또 하나는 보호무역주의. 공약에 관세장벽, 이민제한 강화가 있죠. 외국에게 엄격하게 해서 우리 기득권 지키자는 투로 말을 했는데, 한국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 FTA 숨넘어가는 소리일지 몰라도, 미국의 중산층들의 입장에선 화색이 돌 소리거든요. 이 두 공약은 타국이 싫어할지 몰라도, 미국 내부에선 환영할만한 공약이고 자신의 지지율 및 재선에 기여한다면 트럼프는 이를 철저히 지켜내겠죠.


다만, 정책의 일관성도 없고, 당의 방향과도 상관없는 립서비스에 가까운 정책으로 이 자리를 차지했는데, 실제로 어떻게 움직일지? 미국내에서만 영향력이 미치면 상관없는데 사실 미국의 대통령이 세계 대통령과 마찬가지인지라 걱정이 됩니다.


5. 올해는 참 선거에서 변수가 많이 나타납니다. 부결될 거라던 브렉시트가 가결 되지를 않나, 압도적으로 대승할 거라던 새누리당이 2당으로 밀려나더니 급기야, 후보도 못될 거라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네요. 정답은 민심, 이건 정답입니다만 이 민심을 정치인이 제대로 읽지는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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