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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Nov 17. 2016

트럼프 당선이 한국에 주는 영향

1. 우선 삼성쪽이 머리가 아플 듯 합니다.


한국은 TPP에 1차로 가입하지 않았지만 일본과 조율을 통해 차후 가입할 것이 확실시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미 삼성전자는 휴대폰 & 타블렛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겼습니다. 1년 전에 말이죠. 미심쩍으신 분들 중 최신 삼성 타블렛, 스마트폰이 있으신 분은 제조국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러나 트럼프 당선 후 TPP는 물건너 갈 것으로 보입니다. 보호무역주의가 트럼프의 공약이었고, 미국 소비자가 원하는 길이며 (기업은 하길 원하겠지만요) 또한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가 보여주듯 세계적인 트렌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TPP를 안한다고 하면 미국-베트남간의 무관세가 성립이 안됩니다. 


베트남은 현재 관세 혜택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수출기지로 뛰어나진 않습니다. 중국의 임금이 올라가서 다음타자가 되었지만, 그만큼 노동자의 숙련도는 떨어지며, 이것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똑같은 부품, 똑같은 설비인데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겨서 마감 및 품질이 확 내려가서 문제가 된 사례를 우리는 많이 알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 옌펑의 삼성전자의 공장에서 4만여명의 직원이 근무중이고, 지속적으로 확장중입니다.

삼성전자의 미주지역 매출 비중은 2015년 기준 34%에 달합니다 (출처 : 조선비즈) 관세여부가 매출에 주는 파급력은 엄청날 겁니다. 만약, 관세문제가 아니었음 인도네시아로 가는 것이 맞겠죠. 인구는 3.5배나 많고, 젊은 인구 비중도 제일 많은데다가 인건비차이는 거의 없는데 GDP 및 교육수준은 약간이나마 높습니다. 교육을 통한 제조역량 확보에 이상적인 환경이겠죠. 


2016년 현재 베트남의 생산비중은 6%에 달한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걸 늘려야할지, 줄여야할지 삼성은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발빼기는 늦었으니) 고민은 계속될 듯 합니다. 


한 번 점쳐봐야 할 것은 미국에 생산기지를 세워야 할지에 관한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 팀쿡을 불러 미국에도 생산공장을 세우라고 했지요? 삼성에게도 그런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화끈하게 투자한 바람에 베트남 수출비중의 약 15%를 삼성혼자 갖고 있습니다. 협력업체, 하청업체 공장들까지 다 옮겨놓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삼성은 물론 같이 따라간 기업들도 같이 타격을 입을 듯 합니다. 물론 베트남 경제도 마찬가지겠지만요. 


2. 우리나라 경제와 일본 경제는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트럼프 당선으로 일본 경제도 타격을 입을 겁니다. 당장 아베노믹스만 해도 일본을 키워서 중국을 제어하고 싶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입김이 닿은 결과물입니다만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는 트럼프가 이걸 그냥 보고 있을리 없습니다.


오히려 아베는 굉장히 위기에 몰려있을겁니다. 트럼프 당선 후 엔이 치솟은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졌기도 하지만, 아베가 섣불리 엔화절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때문이며, 실제로 2013년 미국이 아베노믹스 이제 그만하라고 압력을 넣자, 엔화가 급등한 사례도 있지요. 물론 지금은 내려가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에 손대는 순간, 엔화는 (소폭이라도) 다시 뛸겁니다. 


무엇보다, 엔화 절하를 이용한 공세가 힘들어집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내 반발을 무릅쓰고 자동차 등을 팔았는데 이걸 트럼프가 그냥 둘리가 없죠. 힐러리가 보호무역주의를 한다는 건 측근들도 안 믿었지만 트럼프는 입장이 다릅니다. 


3. 보호무역은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옳든 아니든 말이죠.

실제로 자유주의경제체제하에서 많은 수익을 올린 것은 돈이라는 실탄이 든든한 자본상층부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중국 등의 저가 제품에 휘말려서 망했고,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용을 위협했습니다. 과연 어느쪽의 숫자가 더 많을까요?


이런 자유경제체제의 현황이 브렉시트를 낳고, 트럼프의 당선을 낳았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이 폭탄일지, 미국을 구할지는?

이건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주의경제체제는 해외 각국에 생산기지, 조립기지를 만들어 운영하는 애플, 델 같은 회사에게는 좋지만 미국 현지내에서는 해외의 싼 제품들이 밀려와서 괴로울 뿐입니다. 혹시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TV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아시나요? 삼성이요? 아뇨 이쪽은 품질과 평판이 좋은 거고 그냥 잘 팔리는 건 대만의 비지오(VISIO)제품입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최고거든요.


그래서 자유주의경제체제는 해외의 저렴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죠.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민주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 기저에는 아무리 싸고 좋은 제품이 많아도,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괜히 미국, 일본이 최저임금을 올리고 일자리를 늘려 실업율을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게 아닙니다.


4. 또한 지켜봐야 할 것은 세계경찰은퇴선언. 트럼프는 세계적인 분쟁에서 발을 빼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국가의 강력함에 자부심을 느끼는 계층이 많아서 어떻게 될지 궁금했는데, 미국 국민들은 최강국가보다는 당장의 삶이 중요하다고 화답한 셈이죠.


이전에는 냉전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강경쟁을 했지만, 지금은 꼭 그렇게 안해도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당선되자마자 러시아에게 직접 손을 내밀었죠. 물론 러시아의 시장 가능성이 높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막대한 병력을 동맹국에 파견하지 않아도 미국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겠죠. 꼭 요청하는 동맹국에겐 더 비싼값에 주둔비용을 물리겠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다만 미국의 경제의 커다란 축 중 하나가 무기경제인데, 이게 잘 될지는 좀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5. 우선 트럼프는 공화당과 사이가 나쁩니다. 트럼프가 생각하는 구상을 공화당이 그대로 지지해줄리는 없고, 아마 어느정도의 정책조절은 필요할 듯 합니다. 트럼프에게 표를 줄 사람들은 이것도 계산에 넣었을지도요?


다만 TPP를 안한다는 것은 양 후보가 똑같이 내세웠던 공약이고 (힐러리의 경우는 측근들도 안 믿는다고 했지만) 보호무역주의는 할 것이며, 군사주둔체제에 관한 수정도 수행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한국은 긴장해야 합니다. 트럼프가 운이 좋아서 당선된 사람이면 그간의 선거 흐름을 볼 때 보통인물이 아니라는 이야기고, 만약 당선을 위해 미국의 민심을 정확히 읽고, 발언을 해오고 경쟁자들을 무너뜨려왔다고 해도 보통인물이 아니며, 무엇보다 오바마 정부의 흐름을 볼 때 미국은 대통령 혼자 일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우리도 이를 잘 파악하고, 미래를 내다본 전략을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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