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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Aug 31. 2017

요즘 자기계발서의 트렌드

왜 한국은 그렇게 자기계발서를 좋아할까?

요즘 자기 계발서의 트렌드는 성공이 아니라 자아의 성장을 논하는 듯하다


1. 얼마 전에 타이탄의 후예들이라는 책을 봤다. 주변에 책좀 보는 사람들이 다들 하나씩 들고 다니기도 하고, 서점에서 전격적으로 마케팅하길래 호기심이 생겨서 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다 옳은 소리를 할 뿐, 특별한 무언가를 주는 책은 아니었다.


2. 이제 성공하기 위해서 노력만이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 노력과 재능은 기본, 환경과 운까지 갖춰야 성공의 문턱을 넘을 수 있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서 성공 담론은 힘을 잃었다. 차라리 소설을 읽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 20여 년 전만 해도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가 세상에 돌풍을 일으켰다. IMF로 상처 입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용기를 얻었고, 그 공식을 따르고자 창업도 불사했다. 이제 사람들은 부자아빠의 조언이 액자 속의 바비큐라는 것을 안다.


5살 때부터 도서관에서 살면서 독서를 시작했음에도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어서 위인전도 제대로 안 읽은 브런치 주인장 같은 유별난 사람이라면 모를까, 부자아빠에게 희망을 찾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는 그의 이야기일 뿐,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없음을 안다.


결정적으로 2010년을 기점으로 각종 분야의 구루들이 예측한 미래가 빗나감으로써 그들의 말에 자신의 인생을 맡기자는 풍조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3. 그래서 최근에는 금전적인 성공을 논하지 않고, 정신적인 성공을 논하는 책이 나온다. 킨포크, 욜로라는 단어가 대세몰이를 하고 버스킹을 하거나, 시골에서 농사하며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예능이 뜬다. 제주도에서 민박집을 차린 이효리 씨는 또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 기세다. 자신만의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에세이'가 많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덩달아 강연의 트렌드도 바뀌었다. 강연을 위해 책을 기획할 때부터 성공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법, 존중하는 법에 대해 논한다. 


4. 자기계발서의 시장은 죽었다. 더 이상, 당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외치는 책이 먹히지 않는다. 옆 나라 일본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지만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하면 업무에서 성공한다, 샐러리맨은 이렇게 하면 출세한다, 남자라면 임원 한번 달아봐야 한다는 책들이 나온다. 한국에서는 애초에 출판 기획에서 OUT 당할 책들이다.


대신 자기성장서 시장이 태어났다. 


당신이 정말 행복한 삶을 살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여기서 포인트는 더 이상 해야 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힌트만 준다. 그 삶에 대해 의견을 구한다. 애초에 무엇을 단정하듯 결론 내려서 세일즈가 되는 시대도 아니고,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개인의 삶은 개인에게 달린 것이다. 위인전 하나 읽는다고 그 아이가 에디슨이 될 수도, 처칠이 될 수도 없다. 


이제 당신의 삶을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그 성장을 위한 힌트를 주는 세상이 되었다.


5. 그래서 이제 뜨고 있는 자기계발서는, 엄밀히 말하면 자기성장서일 것이다. 이러면 성공한다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형, 누나, 오빠, 언니로서 따듯한 말을 건네는 콘텐츠가 성장하고 있다. 요즘 뜨는 강사들의 강연 패턴을 돌아보고, 요즘 스테디셀러인 자기계발서를 한 번 돌아봐라. 


이렇게 당신의 친구들은 꽃단장을 하고 서가에서 다소곳이 앉아있다. 앞으로도 몰려올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희망을 찾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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