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AI는 무엇이든 가능하나 무엇이든 잘하진 못한다

by 지식공장장

1. 요즘 인기리에 공유되는 기사를 들자면 AI 관련 기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것. 사람들은 애써 무심한 듯 반응하지만 이에 관해 여러 가지 결론을 낸 기사는 화끈하게 공유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뭐냐 하면


이미 AI는 여러 방면의 업무에 도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채용의 서류심사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이 도입되고 있다. 인간의 성격, 행동 패턴, 가치관 등을 파악하는 것인데, 사실 이런 채용방법은 꽤 오래전부터 도입되었다. 꽤 규모가 있는 회사에 지원해서 서류심사에 붙으면 면접 전까지 '온라인 인성검사'를 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주어진 질문을 답하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그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파악해 낼 수 있다.


이런 채용방법은 기업 입장에서 꽤 득이 된다. 기존의 채용은 '사람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수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사람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을 온전히 채용업무에 돌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고, 모든 면접자를 눈이 좋은 사람으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AI는 확실한 대안이 된다. 기업은 뛰어난 인재를 뽑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에 맞는 뛰어난 인재'를 뽑고 싶어 한다. 이것은 채용이 그동안 숨기고 있던 '암묵지'였는데 AI는 이를 정면으로 활용한다.


2. AI는 이런 식으로 '장인'의 영역을 거침없이 침범한다. 유통업에는 구매전문가가 있어서 비가 온 지역에 있는 과일은 값을 깎거나 매입하지 않는다.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 일본에는 AI구매 시스템이 일기예보를 스스로 체크해서 적정 매입가, 매입 여부를 스스로 체크한다. 이렇게 되면 굳이 비용이 비싼 전문가가 없어도, 낮은 숙련도를 가진 낮은 임금을 가진 사람만 있어도 업무가 진행된다.


항공, 숙박업계에서는 한술 더 떠서 남은 공석, 공실의 가격을 AI가 자동으로 조절한다. 사람들이 예약 사이트에 들어오는 빈도, 근처에 휴무, 연휴가 있는지 없는지 타 경쟁업체의 공석, 공실률을 파악해서 가격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운 좋게 좋은 시기에 좋은 방을 싸게 잡는 행운은 원천 봉쇄된다.


주식 트레이더는 어떤가? 애초에 시장의 움직임이 경제상황, 기후상황, 투자 상황에 따라 변동된다면 이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는 투자사는 일정의 패턴에 따라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이미 골드만 삭스가 이 시스템에 AI를 도입 600명의 트레이더를 2명으로 감축했다. 나머지는 투자 시스템에 관리로 전환하거나 잘라버렸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게 꼭 나쁜 선택은 아닐 수도 있다. 고객의 자잘한 불만이 회사에 전달되지 않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24시간 기동 할 수 있는 AI는 효율적으로 비용 손실을 없애준다. 창업이라면 모를까 고용 CEO의 평균수명이 2년 남짓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래 남는 기업가치보다 단기 성과가 더 도움이 된다면 2년 내에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 AI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3. 이미 최근의 기업 시스템은 AI가 들어갈 공간이 충분히 있다. 최근의 게임,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예를 들어보자. 예전에는 하나의 크리에이터가 만든 작품을 잘 제작하고 마케팅해서 수익을 내는 시대였다면 요즘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모아서 조립하는 시대다. 내가 위기에 빠졌을 때 구해줄 수 있는 슈퍼맨 남자를 원하는 트렌드가 반영되어 별그대의 도민준이 나오고 태양의 후예 유시진이 나왔다. 이들의 상대로 자신만의 수입원을 가진 알파걸 여주인공이 만들어지고, 라이벌 여자 캐릭터가 설정되며, 조연들이 만들어진다. 이건 아예 표로 만들면 정말 머릿속에서 핏기가 싹 빠질정도로 전형적이다.


게임에서는 아예 모든 구성요소가 철저히 마케팅 데이터에 의해 이뤄진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그리고 싶은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들이 구매할만한 요소가 들어간 캐릭터를 디자인해야 한다. 게임의 밸런스는 인간의 심리를 파악, 과금하고 싶은 부분에서 무너지게 만들어진다. 이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해 대다수는 비용을 지불한다.


이렇게 데이터가 콘텐츠 제작의 중심이 된다면 이는 AI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히트작 '하우스 오브 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제작된 작품이다. 감독, 주연배우의 선정도 해당 시나리오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을 AI가 선정한 결과이며 이들의 대본에는 대중이 열광할만한 빅데이트 키워드가 중심이 되어 작성되었다.


보통 이렇게 되면 사람들을 가르치는 교육은 안전할 거라고 하지만 이 교육도 사실은 데이터의 집합체다. 하나의 고객에게 필요한 요소를 선별하고, 이에 맞는 요소로 구성해서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역시 AI로 대체할 수 있다.


입시학원 'Qubena Academi'는 기존의 명문대 기출문제를 파악, 사람들이 놓치는 포인트를 빅데이터로 산출, 이를 집중 교육한다. 이 학원에서는 중학교 3학년 동안 가르칠 내용을 1년 내에 수료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실제로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최종 시험을 통과하는데 걸리는 평균 기간은 1년도 아닌 9개월이라고 한다.


4. 내가 이 글을 통해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사람들이 AI의 위협에서 안심하는 포인트가 잘못되었다

는 것이다. 여러 관련 글을 보면 단순 작업은 AI가 대체하고 이를 관리하는 사람들, 제작하는 사람들이 살아남는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런 견해는 안이하다고 본다.


AI는 본다는 측면에서는 이미 인간을 능가한다. 훨씬 좋은 능력, 뛰어난 집중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이런 능력을 가진 AI는 인간이 사업을 편하게 운용하기 위해 만든 'Task'구조에선 인간을 능가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그 영역은 이미 인간의 인지를 넘었다. 웹툰 '가우스 전자'에서는 우선 첫 번째 기획서는 무조건 반려시키는 '최 이사', '박 과장'이라는 진상들이 나온다. 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기획서를 제출하려면 우선 첫 번째는 무조건 거부당할 테니 '거부당할 확실한 이유를 기획서에 남겨야 한다'. 그리고 두 번째 기획서는 이 이유를 수정하고 폰트를 '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교체' 한 후 이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분석해서 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은 시간대에 제출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얼핏 보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복잡한 루틴 같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참 뻔~한 패턴이다. AI는 더 잘할 수 있다. 오히려 최 이사와 박 과장은 일반 직원만큼의 피드백을 줄 수 없는 AI에 본인을 맞춰 업무지시를 할 수밖에 없다. '무조건 다시 해와'라는 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회사 업무는 효율적이 되고 사람의 필요성은 점점 줄어든다.


제목 없음.jpg AI는 저런 변덕에서도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이미 여러분이 이 글을 보는 순간에도. [출처 : 웹툰 가우스 전자]


5.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시스템으로 완성된 경영환경에선 이들의 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Task'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의 기사 작성은 AI가 많이 한다. 육하원칙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가장 정형화된 문장을 통해 기사를 송부하는 것이다. 'AI가 이 순간부터 인간을 대체한다' 같은 내용은 사실관계에서 직접 수집해서 작성할 정도다. 이런 수집한 정보를 작성하는 것은 전형적인 Task이다. 스포츠 결과, 선거 결과, 신상품 소개 및 정보도 모두 Task에서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제품 리뷰조차 AI가 대체할 수 있다. 사람의 기호라는 게 어찌 보면 빤~하니깐.


하지만 이런 브런치 글 'Task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AI의 사정권에 들어간다'처럼 기존에는 없던 이야기. 이를 가설로 풀어내는 것이라면 당장의 AI로는 무리다. 아마 가능해지는 시점은 이 글이 AI의 빅데이터에 등록되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개념이 된 시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난 또 다른 소재거리를 찾아야 하긴 하겠지만 적어도 AI의 사정권에선 벗어날 수 있다.


Task밖으로 나가는 교섭력도 AI는 흉내 낼 수 없다. 예를 들어 모 지역에 모 자동차 판매사원은 자신이 판 차를 모두 기억한다. 그래서 차주를 보면 '전에 정비받은 부분은 어떠냐'라고 묻는다. 이런 정비기록 자체는 AI가 수집하고 메일이나 음성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감동받는 포인트는 메일이나 음성서비스로 '전에 수리받은 데는 어떠냐고 물어봐주는 것이 아니다.'


그걸 기억하고 물어봐주는 인간이 고마운 것이다.


이런 부분은 사람이 잘 못한다. 그래서 희소하다. 설령 Task에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하고 AI로도 당장 구현 가능하지만 인간이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일 잘하는 영업사원의 '정(情)'이 중심이 된 업무는 AI가 대체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대체해도 그만한 효과가 없다.


-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

- 고객의 소비패턴, 물가, 경기를 반영한 할인액 제공

- 고객의 신차교환 시기를 파악한 경품제공, 안내장 발송

- AS, 점검을 받은 고객에게 안내고지 발송


AI가 다 할 수 있다. 그런대 9년전에 판 차가 어떤지 말 걸어주는 것, 거기서 차를 팔겠다는 욕심을 더는 것, 사람이 어떻게 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물어봐주는지에 대한 감동을 주는 것은 AI가 못한다. 아니 과학도 못한다.


결론, 이미 현대의 업무 시스템은 Task가 지배하는 관리 체제에 들어가 있다. 그래서 상당수는 AI가 대체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분석능력이 필요한 부분도 AI가 점령했다. 하지만


AI가 완벽하게 할 수 있어도, 인간이 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분야가 분명히 있다.


인간에게 활로가 있다면, 이 부분이 무엇인지 연구하는데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이 글의 반응이 좋다면 다음에는 그 사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는 말로 이 글을 마친다. 참고로 이런 호응도 AI에겐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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