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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Jan 04. 2018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이 힘든 이유

조선 리더십 경영


1. 본디 산업혁명이란 1760년에 시작된 산업시스템의 변화를 일컫는다. 농업과 무역 그리고 정복이 주 수입원인 시대는 공업 시대로 바뀌었고, 인류는 있는 자원을 빼앗는 역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요의 시대를 맞이했다.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 사실 산업혁명의 조짐은 1760년 이전에도 있었다. 


당시 영국은 석탄이 생산량을 늘리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람, 가축이 아닌 기계를 대량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발명품인 증기 펌프, 증기 피스톤이 탄광에 대량으로 보급되었고, 에이브러험 다비는 철광석을 석탄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시도가 석탄 산업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면직물에서도 일어났다. 기존에 베틀로 짜는 면직물은 너무 비쌌다. 그래서 싸고 많이 만들 수 있는 방적기술의 도입이 시도되었다. 이 역시 뮬 방적기에 증기관을 도입해서 이뤄졌다.


산업혁명은 1760년에 짠! 하고 태어난 혁명이 아니다. 그동안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고 준비가 있었다. 이 결실은 1804년 개발된 증기기관차가 1825년에 상용화되면서 본격화되었다. 광물과 의복 그리고 운송수단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발전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2. 대한민국은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익숙한 국가다. 일제강점기 마지막 재무국장인 '미즈타 나오마사'의 화폐정책, 이어진 이승만 정부의 실책으로 이 땅의 경제적 여건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런 기조는 박정희 정부 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실시되면서 바뀌었다. 전 세계에서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를 한 손에 꼽던 나라는 어느덧 전 세계 경제 11위, 군사력 5위의 대국이 되었다.


이렇게 변혁으로 인한 성장을 경험한 세대가 아직 살아있고, 심지어 일부는 현역인 국가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에 관심을 안 가지는 것이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3. 사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은 마케팅적 용어라고 보지만 본질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인건비를 낮추고 생산구조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혁명의 준비단계'로 봐줄 수는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과연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까?


4.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체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영국은 명예혁명을 거쳐, 왕이 아닌 의회가 권력을 행사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 체제를 위해 영국은 계몽사상이 도입되었고, 새로운 과학기술의 도입에도 유연했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무려 세금 부담이 7:3이 기본이었다. 지배자가 7이었다. 3으로 먹고사는 백성들은 발전이고 뭐고 꿈꿀 겨를이 없었다.


둘째, 종교박해로 탄압받던 이들이 영국으로 몰렸다. 베니스의 상인을 보면 유대인인 샤일록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샤일록은 전 세계에서 탄압받던 유대인이 영국에서 자리 잡았음을 암시하는 장치 중 하나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영국으로 몰렸고 이 다양성이 영국의 발전을 이끌었다. 


셋째, 시스템이 받쳐줬다. 영국은 당시 도시화가 이미 진행 중이었다. 나무를 때어서 사는 생활에서 벗어나서 석탄을 때서 살았고, 석탄을 날라야 하니 도로를 정비할 수밖에 없었다. 항구에서 실어온 물자가 바로바로 국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결국 영국은 변혁할만한 환경에 놓였기에 산업혁명의 주역이 되었다.


5. 우리나라는 이런 변혁의 요인이 있는가?


1997년 IMF 경제로 인해 투자와 투기로 인한 위험성을 알게 된 한국의 기업들 중 상당수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식으로 사업방식을 바꾼다. 비즈니스 모델의 판관비, 원가관리, 판로 확보를 통해 마진을 내는 안전을 추구한 것이다. 한번 불에 델뻔한 아이가 불 근처에 가지 않으려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물론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나라는 이렇게 안전을 추구하다가 몰려서 앞으로 진보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옆 나라 일본은 2011~2017년이 되어서야 기존 시스템의 병폐가 잇달아 터져서 강제적으로 혁명의 길에 내몰리게 되었다.


6. 한국은 상황 자체는 변화에 맞게 되어 있다. 환경 자체가 다른 나라가 달리고 있고 중국이 빨리 가던가 비키라고 몰아붙이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변해야 하는 상황이고, 아직 전모는 알 수 없지만 2017년의 흐름을 보면 정부도 이런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이미 여러 시스템의 개선, 제도개선이 시도되고 있으니까.


적어도 확실한 건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에는 두 가지 철칙이 있다. 하나는 산업구조가 바뀌면 기존의 직업군 중 많은 것이 사라진다는 것, 우리 직업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을 항상 머릿속에 두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다른 하나의 철칙은 혁명은 새로운 일자리를 낳는다는 것이다. 철로가 생기자 가축으로 짐을 나르던 행상인들은 분통을 터트렸지만 대신 철도를 놓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기관사라는 고액 급여 직업이 탄생했다. 이것도 변혁기에 일어날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버리기 아깝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확실한 게 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게 새로운 시대를 막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인류의 역사가 남겨 준 보편적인 진리다.


시대에 맞춰 바뀌는게 알파고를 이기는 것보다는 쉬울 것 같다.  [출처 : 구글 딥마인드]


역사 리더십 경영 매거진의 테마를 바탕으로 새로 엮어낸 <조선 리더십 경영> 이 와이즈베리/미래엔에서 2018년 11월 하순 출간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메일 : ins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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