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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Feb 11. 2018

인면조, 한국 역사 그리고 콘텐츠

우리의 콘텐츠 이야기

* 역사 컨설팅 (가제)이 정식 출판 계약을 맺고 2018년, 여러분께 책으로 인사드립니다. 

자세한 일정 나오는 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으며, 마무리 작업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8년 개최된, 평화로운 세계를 위한 제전, 평창올림픽. 이번 개회식은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예산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알찼던 데다가 드론으로 오륜기를 만들고, 청사초롱을 든 아이가 걸어가는 등 감성까지 뒤흔드는 참신한 기획이 많았다.


하지만 개 중에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기획도 존재했는데... 그 정체는


[출처 : 평창올림픽 개회식]
이 녀석!


처음에는 저 기괴한 게 뭐냐는 반응이 도배되었지만 그것도 잠시, 자꾸 보니 정이 간다(?)는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고 다음, 네이버 등 포털 1위를 놓치지 않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서 해외 사이트에서도 실검 1위를 하기 시작했다.


다들 희한하게 보신 것 같지만, 저자는 아무래도 역사 + 경영 + 삶을 다루는 포스팅을 하는 만큼 이를 콘텐츠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 


신화 속의 동물 그리고 새

인류의 신화에선 동물이 의외로 많이 튀어나온다. 은주 혁명의 주연인 달기(妲己)는 구미호였고 단군신화에서 우리 민족의 시초가 된 것은 곰(웅녀), 로마 건국의 주역은 늑대가 키운 로물루스와 레무스였다.


이렇듯 고대인들은 동물에 신성한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혹자는 당시 사람들이 미개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오히려 고대인들은 자연을 개척하고 적응해가며 살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을 이루는 개체의 경이로운 능력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자신의 주관적인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신화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이런 신화 속에서 새는 주로 치유와 생명을 상징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이집트의 불사조 '피닉스'일 것이다. 그 외에 인도의 가루다,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수호조인 선더버드, 중국의 봉황, 일본의 야타가라스는 전부 생명이라던가, 인간의 생명을 수호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만화속에 나오는 중국의 인면조 타크히 [출처 : 3X3 EYES OVA]


그리고 동양권에도 이런 신화적인 새는 많다. 산해경에 세기도 힘들 정도로 실려있는데 더위 먹은 것을 낫게 해주는 반모, 복통을 낫게 해주는 효, 인후통을 낫게 해주는 수사, 눈병을 낫게 해주는 당호 등등이 있다. 이 새들은 거의 인간의 약상자(?)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반대 개념인 흉조도 있다. 귀양살이를 예고하는 주, 가뭄을 예견하는 옹, 전쟁을 예고하는 부혜 등 위에서 말한 새들과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다. 


그리고 산해경에 있는 그 새들은 공통적으로 새 몸에 인간의 머리가 달려있다.


[출처 : 중국 산해경]


배일환 작가님이 만드신 저 정체불명의 새는 


- 한국에서 개최된 평창올림픽

- 같은 무대에 단군신화(웅녀)가 표현

- 무대에 고구려 고분에 표기된 만세지상(萬歲之象)


이라는 글이 있는 것으로 볼 때 도교의 만세(萬歲) 일 것이다. 이름을 보시면 탁 아시겠지만 도교에서는 인간의 불로장생을 돕는 길조로 여겨진다. 혹자는 불교의 가릉빈가라고도 하지만 저 인면조의 출처가 덕흥리 고분이고 고구려는 도교문화가 강한 국가였으며 세리머니의 만세지상이라는 말로 볼 때 만세가 정확하다. 


고구려 덕흥리 고분에 있는 만세의 모습 [출처 : 무영총 벽화]


덕흥리 고분은 1976년에 발굴된 것으로, 신도현(현재 북경)에서 출생한 유주자사 진(鎭)씨 성을 가진 사람의 묘이다. 그리고 현재 중국이 공식적으로는 금지했지만 사실상 계속 추진하는 '동북공정'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런 일련의 정보들 덕에 사람들은 이 세리머니가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한, 우리 문화 알리기의 목적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이런 걸 어떻게 찾아냈는지? 그저 감탄할 뿐이다. 그리고 굉장히 반가웠다.



더 이상 콘텐츠 빈국을 자칭하지 마라

2016년, 브라질 올림픽 폐회식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깜짝 이벤트를 했다. 바로 슈퍼마리오의 옷을 입고 나타난 것이다.


[출처 : 브라질 리우 올림픽]

사실 저자는 저걸 보면서 '올림픽의 콘텐츠는 IOC에 귀속되는데 닌텐도는 가만히 있을까?'하는 생각이었지만 주변의 반응, 언론의 반응은 '일본이 콘텐츠 강국임을 보여준 수준 높은 세리머니'였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멀었다'는 자조석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저 인면조 '만세'는 우리에게 묻는 듯하다. 


단지 역사를 거치며 만들어진 콘텐츠를 발견 못하는 것은 아닐까?

MBC의 이영학 PD 사단은 중종실록에 있는 장금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전 세계를 울리는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평창올림픽 세리머니를 기획한 사람들은 세계인의 축제에서 한국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만세를 찾아냈다. 위에서 말했듯 인간은 자연의 사물을 주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수많은 신화 속의 동물을 만들어냈다. 


저 만세도 마찬가지이다. 평창올림픽 세리머니를 기획한 사람들, 그리고 인면조의 제작자는 한국의 역사를 알리는 메시지를 위해 신화 속에서 잊힌 만세를 끌어냈다. 그리고 이를 이야기로 훌륭히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심지어 마리오 세리머니를 만든 일본에서도 실검 1위를 하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좋은 콘텐츠가 있으며, 콘텐츠 강국 일본을 놀라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뿐만이 아니라 중국, 베트남, 영국 등은 인면조에 놀라서 난리가 났다 [출처 : 아사히 뉴스 온라인]


인면조는 우리의 역사를 알리고 문화를 알림과 동시에 콘텐츠 기획력까지 보여주었다


역사 속의 이야기를 찾아 글을 쓰고 책을 쓰는 입장에서, 의외로 숨겨진 이야깃거리가 많음을 아는 입장에서 인면조의 출현은 반갑다. 우리에겐 아직 많은 이야기와 콘텐츠가 있다. 더 이상 콘텐츠 빈국을 자칭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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