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살아야 한다!”
PCT DAY#161 20150923
WACS2451(3944.1) to Hwy2J(to Skykomish, 3961.59) : 17.49km
1. ‘악착같이 버티자! 손발에 열꽃이 피어 괴롭긴 하지만 그간 나를 힘들게 하던 발목 통증이 많이 사라지지 않았는가!’
하며 평소보다 오트밀을 하나 더, 두 개를 흡입했다.
“오늘도 살아야 한다!”
2. 그럼에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3. 오레곤에서 마치 다 끝내기라도 한 듯,
‘이제 돌아가면 뭐하지?’ 등의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을 나무라기도 하듯, 워싱턴은 내게 당장 앞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벌을 내린 듯 하다.
4. 그래도 그간의 노력을 가상히 보았는지 조금씩 나를 받아주기 시작하는 것 같다.
5. 작은 한 마디 한 마디에 정말로 감사하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울컥하는 건 내가 그만큼 지쳐 있다는 걸까?
6. Skykomish의 호텔, 형이 먼저 잡아 들어온 방은 침대가 하나였다.
나는 온 몸의 열로 인해(피곤함도 있었고) 형보다 먼저 잠을 청했다.
근데 오늘따라 잠이 쉬이 들지 않는다. 매일 먹던 진통제를 안 먹고 누워 그런가?
그리고 희종이 형이 내 부상소식을 여기저기 퍼뜨리는 바람에 수많은 병명들이 나오기도 했고, 무엇보다 주현이와 따로 상세히 얘기하며 들은 얘기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조금씩 겁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 영영 발 못 쓰고 그렇게 되는 건가?’
‘여기서 그만 둘까?’
‘일단 병원부터 가서 검사받고 결과에 따를까?’
‘캐나다 쪽 병원에 있다가 다시 들어 오면 다시 이어할 수도 있을까?’
‘내년에 다시 와서 이어할까?’
‘지금 포인트 어딘가에 내 PCT목걸이를 묻고…’
(내겐 아직 그걸 찰 자격이 없다는 생각도…)
잠을 못 드는 이유는 또 있었다.
주기적으로 발작하듯 움직이는 형…
뭔가 했더니 동영상보며 웃느라…;;
나는 이 트레일을 포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며,
울먹이며 제발 잠이 들길 바라고 있는데,
한 침대의 두 사람이 참 대조적이었다.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