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번쩍 든 아이가 웃고 있었다.

나 여기 있어요!!!

by 히맨
귀여운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길을 건넌다.

손을 번쩍 든 채.


PD님과 점심을 함께 하고 장비를 반납하러 돌아가는 길.

횡단보도 앞에 차가 멈춰 섰다.

한 손은 선생님 손을 혹은 친구의 손을 붙잡고

뭐랄까...

'나 여기 있어요~!' 하는, 그 당연한 행동이 신선했다.

무엇보다 얼굴에 한 가득 머금은 행복한 그 미소가 눈에 띄었다.


나 여기 있다고 손을 번쩍 드는 그 당연한 행동을 잊고 있었다.

아마도 유치원을 졸업한 그 순간부터이지 싶다.

나 여기 있다고 외치는 그 행동이 무언가 부끄러운, 하면 안 되는 행동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교과서를 읽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에도, 손을 들지 못하고 책상 아래에서 손을 꼼지락 거릴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아이인지 일 년에 한 두 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

체육대회 계주 경기를 할 때면 누구보다 먼저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계주 대표 나갈 사람?


그 기회를 잡은 것은, 내가 누구보다 빨리,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번쩍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신 있었고,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렵다.

지금 나는 손을 들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손을 들다 말고 싶지는 않은데...

적어도 한 번은 들 수 있는 용기를 조금 더 키워보자!


나 여기 있어요!!!


20160308_19:27

in Loft71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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