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멘붕의 커플이 터미널 매표소 앞 벤치에 앉아 있었다.
CDT(Continental Divide Trail)을 위한 미국 비자 인터뷰에서 떨어진 둘은 허탈해했다.
일단 밥부터 먹자고 했다.
자리에 앉아 자세한 상황을 듣고,
작년 비자 준비로 힘들었던 내가 떠올랐다.
비자 준비로 한참 바쁘던 때 동생의 입원으로 늦은밤 병원 벤치에서 비자 신청서류를 처리하던 나.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시도하겠다는 그들의 간절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너네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3개월이라도 꼭 갈 생각이었어.
내게 돌아온 대답은,
"한 번 거절당하면 무비자로 가능한 3개월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몰랐던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그들의 물음은 나를 당황케 했다.
"3개월도 거부당하면 어떻게 하시려고 했어요?"
글쎄... 어떻게 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수 없었다.
그저,
이렇게 답해 줄 수밖에.
20160321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