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노부부가 반대편에서 걸어온다.

"온전히 내 마음으로 뛸 수 있을까?"

by 히맨
오늘따라 힘이 나지 않는다.


'괜히 한 바퀴 더 돈다고 그랬나?'

시선을 기대 혹은 그 시선에 부담을 느끼며 그 길을 뛰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든다.

요새 먹는 걸 너무 못 먹었다.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멈추지는 않는다.


산책하는 노부부가 반대편에서 걸어온다.


언덕 하나를 넘을 때쯤,
산책하는 시각장애 노부부를 보았다.

두 분 모두 한 손에는 흰 지팡이가 들려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서로 맞잡고 있었다.

어두워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분명 평온한 얼굴. 누가 봐도 행복한 산책.


둘이 걷는 그 길은.

진정 스스로를 볼 수 있는,
그리고 손잡은 사람을 마음으로 느끼는 길이 아닐까.

머리 뒤에 전기가 오는 듯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한 채, 그걸 동력으로 뛰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온전히 내 마음으로 뛸 수 있을까?"


- 그분들을 오늘 또다시 보았다.

지나친 후에도 몇 번을 뒤돌아 보았다.


20160620/20160627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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