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걸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이런 말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
당장 내일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삶.
내가 만약 당장 내일 죽는다면?
이루지 못해, 혹은 경험하지 못해 후회할 무언가가 떠오를 줄 알았는데,
딱 떠오르지 않는다.
놀랐다.
'분명 이전에는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분명 깊이 생각해보면 하나 둘 생각나겠지만,
후회할 것 같은 무언가가 당장 생각나지 않는 것이 충격이다.
후회없이 정말 잘 살아 왔다는건가?
아닌 거 같은데.
그렇다고 내일 당장 죽고 싶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닌데.
그럼 120살까지 미지근한 상태로 흘러 다녀야 하는 건가?
약간 바꿔 생각해보니 더욱 가라앉는다.
하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그것.
하고 싶은 그것이 없다!
온 열정을 다바쳐, 온 힘을 다할 무언가가 없다.
어떤 미친 짓을 해도 좋을 만큼 좋은 누군가 조차 없다.
어린 시절 태권도가 그러했다.
7시 아침 운동 나가려고 잠든 몸을 힘겹게 일으켜고,
땀범벅으로 도복 둘러메고 강의실 문을 열고,
미쳤다는 소리 들으면서 시험 전날 밤 늦게 저녁운동을 하면서도,
그걸 하는 나는 누구보다 역동적이었으며,
그리고 그때 나는 확실히 살아 있었다.
얼마 전에는 PCT가 그러했다.
살면서 이렇게 몰입했던 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았다.
그런 스스로의 모습이 정말로 멋졌다.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살아있었다.
이후 멍해진 나는,
PCT에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했기 때문인가?
무의식적으로 휴식을 갖고 싶어하는 걸까?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는 한계에도 굴하지 않고,
쿵쾅 대는 심장으로 겁없이 달려들게 만들 그 것.
나는 그걸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20160528
by 히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