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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맨 Dec 13. 2016

여전히 꿈꾸고 계신가요?

1년 전 PCT를 꿈꾸던 여러분께 보내는 편지.

Date: Tuesday, Dec 13, 2016 06:30:01 PM

안녕하세요. PCT 하이커 히맨, 김희남입니다^^


1년 전, 여러분들은 저의 부족한 설문에 정성스럽게 응답을 해주셨습니다.(그리고 얼마 전 저의 첫 강연에 자리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그에 대한 결과를 이메일로 알려드린 것이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네요.

(이 분들 중에 장거리 하이킹을 다녀오신 분들도 계실까요? 변함없이 PCT를 꿈꾸고 계실까요?^^)


1년 전 설문결과 링크 :


저는 여전히, 아니 더욱 심하게 방황을 하며 PCT 기록 정리에 매달려왔습니다.

힘든 때도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힘든데 잘 버틴 스스로에게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생각해보면 1년간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6개월간 '마운틴' 산악잡지에 <PCT 하이커 되기> 연재를 잘 마무리 했고요.

방송 관련 일을 종종 하기도 했고, 어쩌다보니 출연도 하게 됐습니다. 운이 좋게도 꾸준히 기록을 정리하다보니,

현재 PCT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플랫폼인 브런치를 통해 히맨이라는 '작가'로서 상을 타는 일도 일어났습니다.(정말 얼마만의 상인지...^^)

그리고 얼마 전부터 PCT에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강연도 종종 다니게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참, 1년이 훌쩍 지난 이제야 기록이 어느정도 쓸만한 정보의 수준으로 올라온 것 같아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어 이렇게 책상에 앉아 편지를 씁니다.

(저도 딱 1년이 지났다는 걸 여러분들 이메일 주소를 찾다가 우연히 알게됐어요!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기쁘네요^^)

저의 PCT 기록은 이 전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브런치'로 완전하게 이사를 했습니다.

브런치에서 PCT 다이어리와 상세 운행기록을 포함한 PCT 가이드 기록들을 보실 수 있고요, 유튜브에서 PCT 각 구간별 풍경을 포함한 175일 간의 데일리 영상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아마 이미 구독 중이신 분들도 계시겠죠?^^


히맨의 브런치 : 

히맨의 유튜브 :


PCT는 분명 짧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엄청난 터닝 포인트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120살 까지 살아 갈 저에게 PCT는 잠시 잠깐의 한 갈래의 길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길을 한 번 다녀왔다는 걸 평생 훈장으로 여기며 살아갈 생각도 없습니다.

왜 아직도 거기에 빠져 있냐고 물으신다면, 저의 PCT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PCT 길 위에서 서기 전에도 이야기했습니다.


"첫 번째 목표는 두 발로 PCT를 끊기지 않고 걷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PCT 기록을 남기는 것."


지금 이순간에도 저는 저의 두 번째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걸어가는 중입니다.

혼자서는 참 힘들고 긴 여정이네요, 가벼운 에세이 가이드 북도 출판을 하려고 계획 중이고요,

영상과 사진 정리는 거의 다 완료되어 이것을 어떻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컨텐츠로 만들까 매일 고심중입니다.

이 과정에 힘을 실어주고 싶으 신 분들은 언제든 연락 주세요!(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영화로도 만들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설문의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는 칸에 남겨주신 많은 응원들을요.

그 중의 한 마디를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거 미리 받는 트레일 매직인거죠?"


이게 맞는 건가? 하는 회의감이 들 때마다 그 한 마디는 제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또 다른 하이커들을 돕는 트레일 엔젤로서,

또 다른 길에 서 있는 한 하이커로서,

더 많은 장거리 하이커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나갈 그 때,

다시 인사드릴게요!


하이커 히맨 드림(13/DEC)



------ Original Message ------
Date: Saturday, Dec 12, 2015 05:18:23 PM
From: "김희남" <whitehnii@nate.com>
Subject: 안녕하세요 PCT하이커 히맨, 김희남입니다^^

안녕하세요. PCT 하이커 히맨, 김희남입니다^^

지난 11/29에 실시한 PCT 설문조사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무려 100분이나 참여해 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요, PCT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방향을 알려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설문결과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whitehnii/220565717296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걷다보면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떠난 PCT였습니다.안타깝게도 그 답을 찾지는 못 했습니다만, 적어도 이 길이 틀리지는 않았다는 것과, 자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후회없는 멋진 길이었습니다.

PCT라는 큰 것을 이루고 다음의 답 혹은 목표를 찾지 못한 지금 저는 심히 방황중입니다.
처음부터 PCT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목표이기는 했지만,
'정리 잘 해서 공유한다고 해서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여기에만 매달리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항상 머리에 맴돕니다.
하지만 설문의 마지막 항목이었던, '마지막 한 마디'에 적어 주신 응원들 덕분에 한 발 한 발 느리게라도 내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하신 사항을 문의하시기도 하고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조만간 PCT에 뜻이 있는, 혹은 작게라도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답을 드리고 또 저 또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자리, 무언가 거창하고 커다란 자리를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고,
단 한 분이라도 차 한잔 하며 대화하고 싶으시다면, 이메일도 좋고 페이스북이든 블로그든 어느 곳으로든 주저말고 꼭 연락주세요^^

저는 뭐 그리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실제로 만나보시고 실망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사주세요^^)
시간만 허락한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간단히 결과를 공유해드리려 한 것이 쓰다보니 이렇게나 무거워졌네요^^;;
그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다시 뵙기를 바라며,
즐거운 주말 되세요!^^

- 산악잡지인 월간 마운틴에 기고를 하게 되어 작업 중에 있습니다.
1월 부터 몇 개월간 PCT소식을 지면으로 조금 더 많은 분들께 알려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상세한 내용들을 전달해 드리기에 아무래도 지면은 제한이 있는데요, 
추후 블로그를 통해 조금 더 상세한 부분들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He-Man, PCT hiker 2015
김희남 드림 (12 / D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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