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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 DAY#5

원래 김희남은 무감각해서 인가??

by 히맨

PCT DAY#5 : 20150420

Mt. Laguna CG(76.51km) to CS0056(CS in boulder field, 90.03km) : 13.52km

1. 한국 분을 만났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첫 보급지인 Mt.Laguna P.O. 가 Open 하기 전에 히치하이킹으로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대기를 해야 했고, - 약 3시간 – 바로 옆 가게에서 간식거리를 구입하던 중이었다. 그 어르신은 맥주를 계산하기 위해 우리보다 앞에 있었다.
한국분이냐 묻는 그의 목소리에 나도 깜짝 놀랐다. 여기서 한국 분을 만나다니! 우리와 케이 말고도 다른 PCT 도전자가 있었다니!!

전혀 영어를 못 하시는 듯했다.
어떤 산악회 소속도 아니고 준비도 혼자서, 정보도 없이 엄청난 짐을 지고 여기까지 운행하느라 엄청 지친 듯 보였다. 지금까지 함께한 다른 외국인들의 보살핌이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이미 큰 배낭을 짊어진 아시안으로 PCTHiker 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듯하다. 따님이 페북을 통해 아버지의 소식을 전하는 것 같았다. 한 외국인 버디(buddy)가 따님의 페북 Posting을 그에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는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충분히 이해간다.
그렇지만 이제 그는 경우 4일 차인데…ㅠㅠ
무언가 소중한 것을 두고 온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아직 그런 서글프고 그리운 감정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그다지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인가, 아니면 원래 김희남은 무감각해서인가??
대화를 나누면서 약 6년 전에 이미 AT를 완주했다는 것을 알았다.
뭔가 쉽게 말하지 못 하는 그만의 PCT의 목적은 무엇일까?
- 딸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보며 눈물 흘리는 한 어르신의 뒷모습을 보며…


2. 오늘 운행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과 잘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동거보다는 PCT!!" ^^;;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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