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맨 Dec 09. 2017

이제 다 온 줄 알았는데 말이다

마음대로만 되면 그게 재미있겠냐만은...

지난 토요일부터 일주일간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원고에만 매달렸더니 수염이 삐죽삐죽 자란 것이 하이커 트래쉬와 같았다. 아직도 사진 선택과 디자인 등의 후반 작업이 남았지만 글이 거의 완성되어 어느덧 끝이 보이는 것 같다. 브런치 POD를 통해 출판을 할 생각이다 보니 모든 걸 나 혼자 해야 하다 보니 글이 완성돼도 작업할 게 산더미다.

어제는 피곤함에 조금 쉬면서 북크크를 통해 나올 책의 가격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시뮬레이션해봤다. 원고량이 적지는 않아 대략 400페이지를 입력. 그런데 이게 정말인가?? 계산되어 나온 예상 판매 가격은 34,900원...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이다.(가격정책이 잘못되었다기보다 내 마음이 말이다. 하...) 물론 개인적으로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몇 분이나 그 가치를 알아줄까?? (살 사람만 사라며 5만 원을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처음 2만 원 정도면 적당하겠다 생각하며 작업을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이건 2만 원 보다 더 받아야 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이제 다 온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거대한 벽을 만난 느낌이다. 워싱턴 진입하며 다 끝낸 줄 알고 방심하다 발목이 나간 그때와도 같을까...


가격을 낮출 방법을 찾아보았으나 인세를 조금 포기하더라도 최대로 낮출 수 있는 가격은 고작 500원이다. 아무리 높아도 2만 5천은 안 넘었으면 좋겠는데...

흑백 출판으로 진행하면 2만 원이 조금 넘는다는 사실은 다행이긴 한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퀄리티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만큼 최선을 다한 내 책의 퀄리티를 이러한 이유로 낮추고 싶지 않다.


'그래 가격에 맞게 내용의 질을 높이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내 책은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다가도 '나라도 다른 사람이 이 가격에 책을 내면 망설이겠다'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내 책을 내가 사기도 겁이 난다.

'희종이 형, 광수 형 책을 살 때도 망설이던 나인데...'


하지만 다른 대안은 없다. 결국 마지막 방법으로 북크크에 제안을 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지만 말이다.

엎어지기도 많이 엎어지고 수정에 수정을 반복하며 나는 조금 더 내 힘으로 책을 내야겠다 다짐하게 됐다. 사업자를 내고 완전한 1인 출판을 할 여건과 능력은 되지 않지만 파워포인트와 한글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작업하고 있고 조금씩 책의 모습이 보여 뿌듯했다. 나만의 색깔로 편집하고 만든 이 책을 있는 그대로 내고 말 거다.

20150708 PCT day#84

20171209_11:16@내 방 32인치 모니터 앞

북크크에 제안 이메일을 보내고...

by 히맨

매거진의 이전글 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