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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 DAY#30

‘참 행복한 사람이다’ 라는 말을 듣고 싶다.

by 히맨

PCT DAY#30 20150515

WR0436(North Fork Ranger Station, 701.87) to near PL0457(736.3) : 34.43km

1. 오늘은 운행 중에 보급상자를 받아야 했다. Agua dulce의 Angel인 Donna가 올해부터 Hiker hosting을 하지 않아서, 그녀의 집으로 보낸 재보급 상자를 중간 지점인 KOA(Hiker’s Heaven)라는 곳에서 수령해야 했고, 청수가 보낸 보급 물품도 그곳에서 받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곳에 상자가 없다고 하여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곧 숨겨진 상자를 들고 직원이 나타났다.~ㅎ 참, 거기 한국인 직원분도 계셨다.)

간식을 좀 먹고 나서 상자를 뜯기 시작했다.
청수의 상자… 부탁했던 폰 외에도 라면, 카누커피, 그리고 영양 보충하라며 고려은단까지 넣어줬다..!!
고마움에 바로 인증영상!!ㅋㅋ

그리고 이번엔 우리가 직접 Packing 한 Resupply Box…
열었다…
엇, 웬 편지가 있는 게 아닌가?!
Donna가 쓴 편지였다. ‘어떻게 이게 들어 있지?’
사방을 테이프로 다 막아 놨는데…
그냥 화이팅하라는 편지겠거니 하며 봉투를 열었는데…
20달러가 딱!! ㅎㅎ
응원 차 보냈구나~ 하며 편지를 펼쳤는데,
웬 개 사진과 장문의 타이핑 된 편지가 ㅎㅎ
그냥 마냥 좋아서 일단 인증샷을 찍고, 내용을 대충 훑어보니…
ㅋㅋㅋㅋㅋㅋ
그 개는 범인이었다.
우리 상자를 물어 뜯고 행동식을 물어 뜯은…ㅋㅋ
그래서 Donna는 다른 종류의 행동식 몇 개를 넣어 주고, 미안한 마음에 돈까지 부쳐준 것이었다. ㅎ
뭐 큰 손실은 없어 보였고, 유쾌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Thank you Donna~^^
- 청수가 보내 준 폰을 이리저리 세팅해 보며 ㅎ

2. “그냥 ‘부럽다’는 말보다 ‘참 행복한 사람이다’ 라는 말을 듣고 싶다”
사우디에서 일할 때, 사람들은 대기업 건설사에서 일하는 나를 부러워 했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보다…
참 행복해 보인다는 얘기를 들으며 살고 싶다.

3. 어쩌면 PCT가 끝날 때까지도 내 본 모습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나는 정말 편하고 살기 좋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편안한(?) 환경에서 본성이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은 어쩌면 자기 본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
더욱 극한 환경으로 자신을 내던지는 지도 모르겠다.

4. Her name is Nutella~
나도 저런 여자친구 있으면 좋겠다…


by 히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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