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gue, Czech
새로 알게 된 사람들과
마주 보며 식사하는 자리.
상대방이 묻는다.
'조용하신 편인가 봐요.'
나는 그저 '네...'하고는
가만히 입을 닫는다.
예전엔
할 말이 참 많았던 것도 같다.
아니에요, 저 엄청 수다 쟁인걸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 중엔 제가 젤로 웃겨요.
어디 그뿐인가.
별별 이야기를 참 많이도 했다.
취미부터 가족 이야기나 어릴 때 있었던 일,
자랑이 될 법한 에피소드부터 다소 부끄러운 실수담까지...
구구절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마치 지금 아니면 다신 기회가 없다는 듯 그렇게 조바심을 냈었는데.
이제는 그 모든 게
왠지 다 부질없는 것만 같다.
아무리
목놓아 외치고 외쳐도
우리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걸.
제 멋대로 단정하거나
아니면 그저 그렇게 스쳐 지나가고 만다.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아무리 가려도 드러나버리거나 애써 드러내려 해도 묻히는 것이 세상에는 더 많다는 것.
하지만 만약,
혹시라도
그 수많은 벽과 벽들을 헤치고 넘어
내 진심과 마주하고 눈 맞추는 이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의 손만큼은
꼭 쥐고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것.
말랑말랑 따스한 진심과 반짝반짝 보드라운 눈빛을
더 많이 마주하는 매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마음과 나의 시선이 조금씩 그 빛깔을 닮아가며
그렇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