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디에서

진심과 마주하는 매일이

Prague, Czech

by hearida

새로 알게 된 사람들과

마주 보며 식사하는 자리.


상대방이 묻는다.

'조용하신 편인가 봐요.'


나는 그저 '네...'하고는

가만히 입을 닫는다.


예전엔

할 말이 참 많았던 것도 같다.


아니에요, 저 엄청 수다 쟁인걸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 중엔 제가 젤로 웃겨요.


어디 그뿐인가.

별별 이야기를 참 많이도 했다.


취미부터 가족 이야기나 어릴 때 있었던 일,

자랑이 될 법한 에피소드부터 다소 부끄러운 실수담까지...


구구절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마치 지금 아니면 다신 기회가 없다는 듯 그렇게 조바심을 냈었는데.


이제는 그 모든 게

왠지 다 부질없는 것만 같다.


아무리

목놓아 외치고 외쳐도


우리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걸.


제 멋대로 단정하거나

아니면 그저 그렇게 스쳐 지나가고 만다.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아무리 가려도 드러나버리거나 애써 드러내려 해도 묻히는 것이 세상에는 더 많다는 것.


하지만 만약,

혹시라도


그 수많은 벽과 벽들을 헤치고 넘어

내 진심과 마주하고 눈 맞추는 이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의 손만큼은

꼭 쥐고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것.


말랑말랑 따스한 진심과 반짝반짝 보드라운 눈빛을

더 많이 마주하는 매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마음과 나의 시선이 조금씩 그 빛깔을 닮아가며

그렇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


DSC_7801.JPG Prague, Czech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keyword
hearida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팔로워 4,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