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어디에서

포기하거나 밀어내지 않음으로써

브라치섬, 크로아티아

by hearida

브라치섬에 도착했을 때,

저는 지쳐있었어요.


아침 일찍 마카르스카에 도착해서 투세피에 들렀다,

배를 기다려 바다를 건너 브라치섬에 내려서도

다시 한참을 차를 타고 들어와서야

겨우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거든요.


흐바르섬을 두고 한참 고민을 하다,

즐라트니 라트라는 황금고깔 해변이 너무 궁금해서

고심 끝에 결정했던 브라치섬.


근데 막상 도착하고 나

황금고깔이고 뭐고

그냥 누워서 쉬고만 싶었어요.


하지만 그럴 수는 없잖아요.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이 곳에 와 있는데.


터덜터덜 걷고 또 걷고 걷다보

돌아가는 길이 더 아득해져서

딱 주저앉고 싶을만큼 지쳐버렸어요.


그렇게 만난 해질녘 그 곳.


사람들도 모두 떠

해도 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짙은 푸른빛 바다를 앞에 두고

저는 오래도록 그 자리에 앉아있었어요.


자칫하면 만나지 못했을 순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놓칠 뻔 했다니...


앞으로

포기하거나 밀어내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보석들을 마주할 수 있

제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행복하세요.

오늘도 담뿍.

인내 끝에 발견한 자신만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Brac, Croat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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