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늘 계획 없이 부딪히는 대로 지내오다 보니 시행착오에는 제법 익숙한데요.
그래도 가끔은 좀 더 계획적으로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그 시절 저는 어디로 가려했던 것일까요.
시작할 때 그렸던 목적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다니다 우연히 알게 된 사람들과 불현듯 찾게 된 공간들.
그들과 인연을 맺고 새로운 일들을 시작하기를 여러 번.
그렇게 서로 전혀 연관 없을 것 같던 점들을 여기저기 찍으며 살아왔어요.
어느새 그 점이 이어져 제 삶에 하나의 커다란 선으로 남겨졌네요.
그 선은 이제 또 어느 점을 향해 이어지고 있을까요.
지금은 또 어디로 가려하는 것일까요.
사람은 쉬이 바뀌지 않으니 저는 어쩌면 평생을 이렇게 살지도 모르겠어요.
계획 없이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사건에 의해 흘러갈지도 모르죠.
그리고 그때마다 많은 시행착오를 하게 될 거예요, 분명.
하지만 삶이란 그럴 수도 있음을.
누구도 완벽하지 않음을.
그러니 시행착오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함을 이제는 압니다.
어디로 가려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려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늘 그랬듯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믿어봅니다.
그 무수한 시행착오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그 덕분에 행복한 오늘이 있으니까요.
당혹스러운 사건과 사고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을 오늘.
그럼에도 이 하루 부디 담뿍, 행복하시길.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