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 '네 멋대로 행복하라' 중에서
이십 대가 다 가도록 늘 평탄한 길만 걸었어요.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 탄탄하게 뻗은 길에서 저는 곧잘 넘어져 다치고 상처 입었습니다.
그늘 하나 없는 그 길은 이글대는 태양으로 늘 데일 듯 뜨거웠어요.
또 사방이 뻥 뚫려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방법도 없었지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주눅 들 일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심각할 일도 아니었고 그렇게 아파할 일도 아니었는데.
그 시절엔 왜 그리 눈물만 났는지 모르겠어요.
길을 닦아놓은 사람들과 먼저 지나간 사람들, 그리고 길 위에 나를 올려놓은 사람들.
매일 길 위에 서서 그 사람들을 원망했어요.
내 불행은 모두 그들 때문이라며 화를 내며 울고 또 울었습니다.
나이 서른을 넘기며 이제는 그만 내 멋대로 인생을 살아보겠다 마음을 먹었어요.
그러고 발 밑을 보니 탄탄한 아스팔트 고속도로가 한순간에 울퉁불퉁 자갈밭길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발을 내딛기가 참 힘들었어요.
돌부리에 걸리고 잡초에 엉기고 무성한 잎들이 종종 시야를 가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만큼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신중해졌어요.
그러니 신기하게도 더 이상 넘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넘어지지 않으니 상처도 줄었고요.
자주 그늘 아래서 땀을 식히며 나아갈 곳을 바라보고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확신도 갖게 되었어요.
내 멋대로 산다는 건 쉬운 길로 가겠다는 게 아니에요.
어떤 힘듦도 어떤 결과도 기꺼이 끌어안기 위해 스스로 납득할만한 선택을 하겠다는 거지요.
그렇기에 내 멋대로 산다는 건 두려운 일이에요.
탓할 사람도 없고, 잘못도 실패도 상처도 오롯이 자기 몫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내 안의 힘을 발견하고 강해질 수 있어요.
진정한 나를 찾는 매일을 살 수 있어요.
그러니 지금 길 위에서 울고 있다면 이제 그만 내려와 자신의 길에 오르길.
그리고 그 길에서 단단해지길.
부디 지치지 않기를 바라며.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