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경신,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중에서
"나는 지금 낡은 추억들이 먼지를 켜켜이 뒤집어 쓰고
쌓여 잃어버린 기억들의 창고 앞에 서 있다.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다.
낮이면 오래 걸었고 밤이면 깊은 잠을 잤다.
달은 몇번이나 제 모습을 바꾸었다.
달의 변덕을 참아가며, 나는 걷고 또 걸었다.
누군가가 잠시 나의 동행이 되어주기도 했다.
우리는 참 쉽게도 사랑에 빠졌고
다음 순간 끝없이 서로를 의심했으며, 곧 헤어졌다.
그 지겨운 되풀이를 참아가며, 나는 걸었다.
그리고 이제 이 문 앞에 서 있다.
문을 열면 긴긴 잠에 빠진 낡은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을 것이다.
기억들은 더 많은 나이를 먹고 추억이 된다.
그리고 추억들은 하나의 마음을 이루기도 한다.
추억이여, 안녕한가.
깊은 물 속에 잠겨 있는 당신, 안녕한가."
- 황경신,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중에서
요즘 가끔씩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그때보다
참 오래도 왔구나
참 멀리에 있구나
참 많이도 변했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얄궂은 마음은
예전보다
나빠진 것
잃은 것
돌이킬 수 없는 것
그런 것들만
생각이 나나 봅니다
많은 추억들이 쌓이고
많은 기억들이 바래고
그리하여 그 위에
또 오늘이 쌓였습니다
저 아래 물 속에 잠겨버린
추억,
당신도 안녕한가요
오늘도 부디,
행복하세요.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