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경신, '어느 특별한 날씨에 대한 기록' 중에서
"늘 당신을 생각하던 그 여름, 가을, 겨울과 봄
당신으로 인해 내 마음에는 한 여름에도 폭설이 내렸지만
세포들 하나하나 살아 숨쉬며 당신을 찾아 헤매던
그토록 풍요롭던 그 날들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테니
아주 먼 훗날에도 우연히 당신을 만난다면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어
고마워
당신을 보내고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어"
- 황경신, '어느 특별한 날씨에 대한 기록' 중에서
예전에
누군가를 좋아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던 시절에요.
책을 읽다가
'내 세포 하나하나까지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거야'
이런 문구를 읽은 적이 있어요.
지금은 책 제목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저 한문장만은 아직도 또렷합니다.
사랑이란 건 이렇지 않을까,
사랑을 하게 된다면 이랬으면 좋겠다,
그때는 그랬어요.
지내보니
사랑이란 정말 그렇더군요.
세포 하나하나가 사랑받던
풍요로웠던 시절.
하지만
또 헤어짐이란 또 왜 그리 잔인한지.
세포 하나하나에
상처와 눈물이 알알이 맺히는 시간이었어요.
그 모든 시간을 견뎌내고
이렇게 저는 여전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 곁에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따스히 보다듬어주는
좋은 사람이 있어요.
뜨거운 온탕에서 나와
뼈까지 시린 냉탕을 거쳐
지금은 딱 알맞은 온도의 물이 온 몸을 감싸주는 기분.
동이 트는 창밖을 보며
조용히 인사를 전해봅니다.
'고마워요.
나는 이렇게 잘 살아있어요.'
세포 하나하나까지 포근해지길.
오늘도 그렇게 행복하길.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9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