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아직 머리 위에, 새벽달을 드리우고 있다면

- 이외수, '사랑 두 글자만 쓰다 다 닳은 연필' 중에서

by hearida

"사람도 일생에 한 번 정도는
누에처럼 고치 속으로 들어가서
고통스럽고 외로운 나날들을 보낸 적이 있어야만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세상만사가 새옹지마 격이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도망칠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들도 어차피 그대가 껴안아야 할
그대 자신의 몫이라면
은혜처럼 생각하고 받아야 할 일이다.
비록 지금은 때가 아니어서
새벽달을 등지고 돌아앉아 빈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지만
머지않아 아침해가 온 누리를 비출 것이다."

- 이외수, '사랑 두 글자만 쓰다 다 닳은 연필' 중에서


누구나 그렇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몇 년동안
참 많이도 치이고
아파했어요.

꿈을 쫓겠다 했지만
어쩌면
숨어버린 건지도 모르겠어요.

벌써 시간도 제법 흘렀네요.

그런데
숨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그러니
어떻게든 상처를 받을거라면

이제 다시
용기를 내 볼 때가 아닌가
한 발 내딛을 때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너무 오래
몸을 사리고 있었더니
모든게 너무 아득하기만 해서

이대로 있다보면
점점 더
아무도 상처준 이 없지만
스스로 만든 상처에 홀로 아파하는
바보같은 상처덩어리로 남을 것 같아서요.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요.

그게 무엇이든

다시 한 번은요.

그래보고 싶어요.

이 아침에도
저처럼
아직 머리 위에 새벽달을 드리우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힘내세요.

상처 입고 웅크린 우리 모두,
뜨거운 태양에
그 상처가 부디 다 낫기를.

그리하여
다시 꿈꿀 수 있기를.

오늘도 담뿍, 행복하세요. :)


Dubrovnik, Croat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9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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