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곳곳에 놓여진, 삶의 아름다운 조각들을 찾아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중에서

by hearida

"그저 달리기만 하기에는 우리의 삶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숙제는 따로 있었다. 나는 비로소 그 숙제가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고, 남아 있는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지를 희미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공을 치고 던질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고, 어떤 야구를 할 것인가와도 같은 문제였다.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중에서



맞아요.


달리기만 해서는

놓치는 세상의 풍경이 너무 많아요.


어제는

길을 걷는데

엄마 품에 안긴 어린 아이의 발이 보였어요.


세상에나,

포동포동 몽실몽실

그 작은 발에 발가락이 다섯개, 어찌나 예쁘던지요.


아직

세상의 어떤 길도 디디지 않은

깨끗하고 부드러운 발이었어요.


걸음의 속도를 늦추고

한참이나 아이의 발을 보며

느리게 느리게 걸었습니다.


아무쪼록

저 사랑스러운 발이

세상은 좋은 곳에만 닿기를 바라면서.


뜀박질도 하다가

산책도 하며

그렇게 아름다운 날들을 걷기를 바라면서요.


제 발은 이제 많이 자라서

험한 길도 디디고

단거리, 장거리 달리기도 하다보니


까지기도 하고

상처도 나고

굳은 살도 박혔어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 느릿느릿 걸어가야겠어요.



그렇게 천천히
곳곳에 놓여진 삶의 아름다운 조각들을 찾아

마음에 하나씩 채워가고 싶어요.


부디, 오늘 하루도

세상에 숨겨진 작고 소소한 행복이

당신의 삶으로 선물처럼 다가오기를.


행복하세요, 담뿍. :)



Grindelwald, Switzerland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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