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토 가나에, '소녀' 중에서
"네가 그렇게 불행하다고 한다면 나와 너의 인생을 지금 송두리째 바꾸어 줄게. 그 제안에 일말의 저항이라도 느낀다면 넌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 아닌 거야."
- 미나토 가나에, '소녀' 중에서
종종 말하잖아요.
SNS는 꾸며진 세계라고.
사진 너머에는 어쩌지 못할 현실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그러니 너무 빠지면 안된다고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손가락으로 슥슥 스크롤을 올리며 만나는
화려하고 반짝이는 사람들을 보면
울컥,
속상해지기도 해요.
나만 이렇게 초라한 것 같고
나만 이렇게 구질구질한 것 같고요.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멋진 집에
꽉 채워진 명품들,
그걸 든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람들은
세계 여행을 하거나 고급 식당에 가거나 파티를 하죠.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갑갑한 내 방 침대에 엎드려
뻗친 머리를 틀어올리고 핸드폰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하지만 말이에요.
누가 저에게 와서
"너 쟤랑 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까?" 한다면요.
글쎄요.
엄청 솔깃할 것 같긴 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바꾸지는 않을 것 같아요.
내 소중한 가족, 연인, 친구.
그리고 그들과 함께 쌓아온 추억들과
설레이며 꿈꾸던 미래,
그리고 온 마음을 다해 서 있는 지금 현재를 바꿀 수는 없을 것 같거든요.
온갖 좋은 것에 둘러싸여 있는 그 사람의 삶이 부럽지만
마냥 행복한 사람은, 고민 하나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는 걸 아니까요.
인생을 바꿔서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걸 제가 지니게 된다면
그 아픔과 상처 역시 끌어안아야 하니까요.
그럼 그냥 제걸 끌어안을래요.
제가 힘들게 쌓아올린 모든 것,
작디 작은 행복이든 커다란 불행이든
오롯이 제 것을 쥐고 있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니
보잘 것 없어보이고
초라하다 생각했던 제 인생이
조금 괜찮아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반짝반짝거리는 삶과도 바꾸지 않을만큼
제 삶도 빛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적어도,
저에게만은요.
드러나지 않아도
당신 마음 깊은 곳에 피어 있는
작은 꽃 한 송이가
오늘, 바람을 따라 당신 주위를 좋은 향으로 물들이기를.
부디,
담뿍 행복하세요.
오늘도.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