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 중에서
맞아요.
해가 떠도 우리는 자주 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곤 해요.
밤의 그늘이 내린 어깨가 너무 무거워 더는 걸을 수 없어지면 그만 주저앉기도 하죠.
그리곤 생각해요.
이런 청춘이라면,
그만 꼬부랑 고갯길로 들어서고 괜찮겠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지도에도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마을에 머물 때가 있어요.
그런 곳의 밤은 도시와 달라서 해가 저물면 침묵합니다.
침묵의 틈을 벌려 가만히 창문을 열면 까만 세상 위로 하늘에 별들만 총총 열려요.
그리고 별처럼 작고 반짝이는 빛들이
거리에서
산에서
집에서
저마다 제 빛을 발합니다.
그럼 그 빛에 반사되어 사람들의 까만 눈도 반짝여요.
그럴 땐 하늘을 보지 않아도 온 세상에 별이 떠 있습니다.
눈 닿는 모든 곳이 커다란 우주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비춰요.
오늘, 이렇게 높이 뜬 해 아래서도 여전히 밤의 침묵 아래 있는 당신.
너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깨에 진 짐이 무거워 한 걸음 내디딜 수조차 없어
그저 가만히 주저앉은 당신.
부디 누군가의 따스한 눈빛이 당신의 기슭에 닿아 밤의 침묵을 비춰주기를.
그리하여 당신의 길이 반짝반짝 빛나 바라는 곳에 닿을 수 있기를.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9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