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바람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우리 마음에 닿기를

- 최미선, '사랑한다면 이탈리아' 중에서

by hearida

"그즈음 어디선가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기타 선율이 감미로운 밤 풍경을 담아내 가슴을 톡톡 건드린다. 오래된 것들에 둘러싸인 이 로맨틱한 밤 풍경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 가슴에 담긴 밤을 마음속 앨범에 쟁여놓고 지금도 가끔 들춰보곤 한다."


- 최미선, '사랑한다면 이탈리아' 중에서




책만큼은 아니지만

저, 영화 보는 것도 참 좋아해요.


예전에 'August Rush'라는 영화를 보는데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There is a world out there with millions of wind chimes."
세상은 바람이 만들어내는 수백만 개의 선율로 가득하다.


참 아름다운 말이에요.


바람이 부는 것만큼이나

'바람'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것처럼

음악을 듣는 것만큼이나

'선율'이라는 단어는 늘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바람'이 만들어내는 '선율'이라니!


요즘은

자꾸만 창문을 열어


이 가을

바람이 만들어내는 선율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 싶은,

그런 날들입니다.


오늘은 월요일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쉬었던 몸을 일으켜 일터로 나가셨을 거예요.


저도,

요즘처럼 하늘이 고운 날 일 때문에 밖을 나서면

기분 좋게 부는 바람이

괜스레 더 야속하게 느껴지곤 해요.


그래서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종종걸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순간에도


바람은 수백만 개의 선율을 만들어내고

새들은 노래하고

나뭇가지들은 춤추고 있을지도 몰라요.


이 세상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우리를 위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지도요.


바쁜 우리의 걸음이,

크게 들려오는 차들의 엔진 소리와 경적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리는 핸드폰 벨이,


혹은


여유 없는

우리의 삶들이,


이 아름다운 음들을 즐길 수 없게

우리의 귀를 막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월요일.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입니다.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바람 속에 숨겨진

수많은 고운 선율들이

우리 마음속 두터운 벽을 넘어

따스한 음악으로 연주되는, 그런 한 주 되기를.


부디 오늘도 담뿍,

담뿍 행복한 하루 되기를. :)





Firenze, Italy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9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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