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우리가 행복했으면 해요

- 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 중에서

by hearida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그가 말했다.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 봐. 너 할 수 있어. 하다 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


- 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 중에서



저는 매일 사람들에게 '행복하라'고 권해요.

그것도 '담뿍' 행복하라고요.


아마 누군가는

행복, 그게 뭐라고 질리지도 않고 저러나

말처럼 행복해지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생각할 수도 있어요.


맞아요.

행복해지는 것보다 우울해지는 게 훨씬 쉬워요.

생각은 자주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고, 슬픈 일들을 떠올리기가 훨씬 더 편하죠.


행복이라는 기분을 느끼려면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가라앉은 감정들을 위로 위로 끌어올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예전에 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감사하다'는 말을 백 번씩 외쳤어요.

명상도 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과 하루의 감사한 일들을 매일 적기도 했고요.


행복은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하잖아요.

어떤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혹은 살아가면서 부차적으로 얻어지는 감정이라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저는 자꾸만 행복하고 싶다, 그런 욕심이 들어요.

멍하니 손 놓고 있다가 순식간에 우울이라는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싶지는 않아요.


살아있는 매 순간에 감사하고

있는 힘껏 사랑하고

작은 것에 기뻐하며

그렇게 차곡차곡 제 안에 행복을 쌓아가고 싶어요.


원대하고 거창한 목표 없이도

딱히 이룬 것 하나 없어도

그저 들꽃이 작은 봉오리를 틔우듯 조그만 행복을 피우고 싶어요.


그래서 사실을 고백하자면,

매일 '행복하라' 권하는 건 다름 아닌 바로 저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는 겁니다.

오늘도 잊지 말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담뿍 나를 행복하게 하자는 다짐이에요.


대단하지 않지만 쉽지도 않은 행복.

써놓고 보면 참 별 거 아닌데.

평범한 이 하루를 보내며 딱히 불행하지 않았다면 그게 바로 행복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 생각을 잊지 않고 놓치지 않고 행복하자, 그렇게 마음먹고 있어요.

매일매일.


그러니까 저는요.

저와 당신, 우리가 행복했으면 해요.

부디 담뿍, 담뿍 행복하세요.

오늘도, 언제라도.



Sibenik, Croat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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