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모토 바나나, '하얀 강 밤배' 중에서
진실한 사랑이 있다고
영원한 사랑이 있다고
언젠가는 나에게 꼭 올 거라고
아니, 적어도
그런 사랑이 세상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누군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해줄 수만 있다면
그럼 조금은 용기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숨 쉬듯 말하던 외로운 날들이 있었어요.
아프고 싶지 않아서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바보가 되고 싶지 않아서
울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그러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무도 믿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였습니다.
늘 입으로만
말로만
사랑을 애타게 찾았던 이유.
그러다 정작 그 순간이 다가오면 뒷걸음만 치고
도망가려 했던 것은
언제나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제 두려움,
그 때문이었던 것을.
진실하지 않다면
영원하지 않다면
모두 그냥 이대로
전화벨도 울리지 말고
제 마음도 두드리지 말고
다들 그렇게 지나가 줬으면 좋겠다 바랬어요.
편한 잠이라도 잘 수 있도록 말이에요.
그런 시간들을 제법 오랫동안 보낸 후에
이제 그 모든 것을 옛일로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날들입니다.
감사한 아침.
이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면 그 사람 발치에 무릎이라도 꿇겠지만
설령 언젠가 지나가고 말 것이라 해도 이제 저는 물러서지 않으려 해요.
잘 지켜내고 싶어요, 제 사랑.
무엇보다 제 두려움으로부터.
피아노 선율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오늘 하루
우리의 지친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기를.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