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그럼에도 결국, 돌아갈 곳은

- 정유정, '내 심장을 쏴라' 중에서

by hearida

"내가 내 그림자에 놀라 끝없이 달아났던 것인지도 모르고. 어쨌든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스스로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거라고."


- 정유정, '내 심장을 쏴라' 중에서




어제는 하루 종일

새 집을 청소했어요.


이곳을 스쳐간 사람들의 흔적을 걷어내고

저희의 온기를 덧입혔죠.


오늘은 이삿날!

아침에 잠시 짬이 나 쉬고 있어요.


방을 둘러보고

제가 지고 온 짐들을 쳐다보는데


온갖 멋진 인테리어를 다 참고하고도

결국 난 내 것을 택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벗어나려 해봐도

나는 결국 나구나, 싶은 마음.


자신을

너무 잘 알기에


때로 우리는

자기혐오에 빠지거나


가끔은

타인이 되기를 꿈꾸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돌아갈 곳은

'나'라는 자리.


더 이상

제 그림자를 피하지 않으려 해요.


앞으로는

달아나지 않으려 해요.


이렇게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한 걸음씩 천천히

그렇게 걸어나가겠습니다.


부디 우리,

자신의 자리에서


오늘도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감사해요,

언제나 언제나요. :)




Firenze, Italy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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