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나만의 구두를 신고, 타박타박

- 헤닝 만켈, '이탈리아 구두' 중에서

by hearida

"숲의 오솔길이나 도시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기 안에서도 길을 잃기 쉬운 법이라오."


- 헤닝 만켈, '이탈리아 구두' 중에서



예전에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했는데요.

정말 엄청 힘들었어요.


가기 전에는 저,

늘 예쁜 힐만 신었거든요.

운동화는 딱 질색이었어요.


힐을 신어야

키도 커 보이고

비루한 몸이 조금은 더 예뻐 보이는 것도 같고요.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 험준한 산길에서

힐은 무슨요.


모양도 투박하고

신어도 하나도 이쁘지 않지만

역시 튼튼한 트래킹화가 정답이더라고요.


아무래도

험한 길에서는

높고 예쁜 구두보다


제 발에 맞는

편하고 튼튼한

그런 신발이 좋겠죠.


마찬가지로

우리

마음의 길을 걸을 때는요.


타인에게 맞춘

멋져 보이고 잘나 보이는

그런 구두보다는요.


제 마음에 잘 맞춘

저 다운 구두가

가장 좋을 거예요.


조금은 낡고

화려하진 않지만

제 발에 쏙 맞는 구두.


그런 제 구두를 신고

오늘도 타박타박

제 길을 걸어갑니다.


길을 잃어도

언제든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행복하세요, 담뿍.

당신의 마음이

거리를 헤매는 동안에도, 늘.


감사합니다.

언제나,

언제나요. :)




Granada, Spain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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