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진실은, 이게 좋다는 것"

-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중에서

by hearida

"진실은, 이게 좋다는 것. 아주 좋다는 것. 이게 사라진다면 아쉬울 거라는 것. 당신은 어떤데요?

아주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요. 좀 신기해요. 여기 깃든 우정이 좋아요. 함께하는 시간이 좋고요. 밤의 어둠 속에서 이렇게 함께 있는 것.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잠이 깼을 때 당신이 내 옆에서 숨 쉬는 소리를 듣는 것."


- 켄트 하루프, '밤에 우리 영혼은' 중에서




주말에 집에 다녀가신 엄마가

조용히 제게 다가와

이렇게 물으셨어요.


지금 이 삶에, 만족하니?


어떤 부모가 그렇지 않으실까 싶지만

저희 엄마,

제게 기대가 아주 크셨어요.


제가 봐도

정말 멋진 여자거든요,

저희 엄마.


뭐, 사실

제 입으로 말하긴 좀 쑥스럽지만

정말 똑똑하고 지혜롭고 출중한 분이세요.


저한테는

넘을 수 없는 큰 산처럼 대단한 분인데

본인은 시대와 환경 탓에 아쉬운 일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는

온 정성을 쏟으셨어요.

많은 배움과 삶의 기회를 주셨죠.


세상을 호령하는 여장부가 되길 바라셨는데

어떡하겠어요.

제 깜냥이 너무 부족한 걸요.


본인 딸이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보다

작디작게 사는 게 더 좋다는 걸 비로소 받아들이셨을 때


엄마,

한 번에 주름살이 느셨던 것 같아요.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그래도 어째요.

저는 저이고,

저로밖에는 살 수가 없는 걸요.


진실은, 이게 좋다는 것.


엄마의 질문에

"응, 엄마. 나 정말 행복해요."라고 대답하니,

엄마는 제 손을 잡고 환하게, 누구보다 곱게 웃어주셨어요.


소박한 날들이에요.

하지만 그 시간들 속에

소소한 행복이 알알이 박혀 있는 요즘입니다.


부디 오늘도

모두 담뿍, 담뿍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누구보다 우리 다운 모습으로.


감사합니다.

언제나

언제나요. :)



Milano, Italy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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