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그리고 조용히, 웃어봅니다

- 황정은, '아무도 아닌' 중에서

by hearida

"당신은 웃는 것을 어떻게 경험하는 인간입니까. 어떻게 웃고 있습니까. 나는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으로 당신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정은, '아무도 아닌' 중에서



저는


당신이

웃는 것을

어떻게 경험하는 인간인지


혹은

당신이 어떻게 웃는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당신을

설명할 수도

판단할 수도 없지만,


그저

단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 사는 동안에

그래도

웃는 날이 많았으면.


그 웃음이


자조하는 것이나

기가 차서 나오는 헛웃음이나

누군가에 대한 비웃음이나


또는

차마 울지 못해

그래서 웃는 것은 아니길.


웃음의 메아리 닿는

그 끝에


아장아장 걷는 작은 아가나

음지에 핀 꽃이나

누군가의 무심한 친절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같은


그런 고운 것들이

가만히 놓여 있기를.


저는


당신이

웃는 것을

어떻게 경험하는 인간인지


혹은

당신이 어떻게 웃는지


도무지 하나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 하루


우리

우는 일보다는

웃는 일이 더 많았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

함박웃음 짓는

그런 날이었으면.


하고

작게 속삭여봅니다.

그리고 조용히 웃어봅니다.


부디 오늘도

담뿍,

담뿍 행복하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언제나 언제나요. :)



Pula, Croat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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