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부디 오늘도, 있는 힘껏

- 요 네스뵈, '미드나잇 선' 중에서

by hearida

"더 잘 질 수 있다고요? 더 잘 져서 뭐해요?"

"우린 살면서 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하려고 하거든. 그러니까 이길 때보다 질 때가 많아. 심지어 후타바야마도 연승 행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계속 졌지. 그러니까 앞으로 더 자주 하게 될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니?"

"그런 거 같네요." 크누트는 곰곰이 생각했다. "근데 잘 진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아이의 어깨너머로 레아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기꺼이 또 질 용기를 갖는 거야."


- 요 네스뵈, '미드나잇 선' 중에서



잘 진다는 것은

기꺼이 또 질 용기를 갖는 것.


우리는 무모한 일에

곧잘 용감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자주 질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또 한 번

지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누구든

이기기를 마다하는 이 없고


지는 걸

좋아하는 이 없으니


패배, 라는 이름 뒤에

저절로 따라오는


고통과 참담함과 상처가

몹시도 두렵기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다시 지기 위해 나아가는 것.


언젠가 분명

이길 것을 믿으며.


그렇기에

어쩌면


잘 산다는 것은

기꺼이 또 살 용기를 갖는 것.


사는 것이 고되고

매일이 힘들어


이제 그만

멈추고 싶은 날에도


멈추지 않고

다가올 내일을 향해 잠드는 것.


이런 게

잘 지는 것이고


이런 게

잘 사는 것이라면


아마도 우리는

미처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 참

잘 지고


모두 참

잘 살고 있으니.


부디 좌절은 접고

있는 힘껏


오늘도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



Sevilla, Spain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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