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안다, 를 안다

- 앨리스 먼로, '행복한 그림자의 춤' 중에서

by hearida

"그리하여 아버지는 운전을 하고 남동생은 토끼가 지나가나 길을 살피고 나는 우리가 차에 타고 있던 아까 그 오후의 마지막 순간부터 거꾸로 흐르면서, 어리둥절하고 낯설게 변한, 아버지의 삶을 더듬는다. 마치 마술을 부리는 풍경처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는 친근하고 평범하고 익숙하다가도 돌아서면 어느새 날씨는 변화무쌍하고 거리는 가늠하기 어려운, 끝끝내 알길 없이 바뀌어버리는 풍경 같은 그 삶을."


- 앨리스 먼로, '행복한 그림자의 춤' 중에서



안다,

라는 말을 알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언가를

안다,

는 뜻이지요.


하지만 그것을

안다,

라고 할 때

우리는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저는

제가 사랑하는

어떤 이에 대해

안다,

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내어

그 사람 곁에 조금만 있어보면

안다,

는 말이 무색하게 몰랐던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당연하겠죠.

하물며

저 자신에 대해

안다,

고 말할 때에도


산책을 하는 골목 어귀에서

어느 큰 나무 그늘 아래서

커피를 한 모금 넘기면서조차

낯선 저를

발견하곤 하니까요.


그러므로 특히나

누군가를

안다,

는 말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안다,

라고 말할 때는

머릿속으로

아는 것을 셈하기보다


그저

두 팔을 벌려

그 사람을 꼬옥 안아주는

안다,

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안다,

는 말을 입에 넣고

한참을 굴려보다

괜스레 이런 생각이 들었던

아침입니다.


부디 모두

기분 좋은 한 주 보내시길.

안다, 고 생각하는 상대를

있는 힘껏 안아주고

또 안기는 날들 되시길.


그리하여 매일

담뿍,

담뿍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rague, Czech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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