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보잘것없지만, 소중한 오늘을

- 엘리자베스 길버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중에서

by hearida

"칠흑 같은 시기를 보낸 뒤에는 행복의 희미한 가능성이라도 감지되면 어떻게든 그 행복의 발목을 움켜쥐고 그것이 날 진창에서 일으켜줄 때까지 절대 손을 놓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 이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의무다. 우리는 삶을 부여받았고, 이 생애에서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뭔가 아름다운 것을 찾아내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인간으로서의 권리)이다."


- 엘리자베스 길버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중에서



지금 사는 집은 남향이에요.

이른 아침부터 햇살이 제 얼굴을

창 안 깊이 내밀어 인사하는 곳입니다.


작년까지 부모님과 지내던 곳은 서향이었는데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남향이니 동향이니 그게 뭐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좋네요.

매일 햇볕이 포근하게 저를 안아줍니다.


덕분에 좋아진 게 하나 더 있는데요.

빨래예요.

사실 결혼 전까지 살림에 전혀 관심 없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달라요.

아침에 빨래를 해서 잘 털어 널어놓으면

볕이 곳곳에 닿아 뽀송뽀송해지는 게 보여요.


그때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향이나

손끝에 닿는 바스락 거림이

정말 기분 좋아요.


먼지를 털면

그 먼지가 햇살 사이로 거슬러 오르는 모습마저

예뻐 보이는 거 있죠.


지금 거실에 앉아

빼꼼히 베란다를 내다보니

어제 미처 마르지 않은 빨래가 몇 가지,


수건이 두 장

추리닝 바지도 두 벌

사이좋게 걸려있네요.


별 거 없다, 싶은 날이에요.

작디작고 평범한

그런 날들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좋은 날입니다.


파랑새를 찾아 저 멀리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돌아 돌아가지 않도록


지금 이 풍경

마음에 꼬옥 새기고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야겠어요.


부디 모두

보잘것없지만 소중한 오늘을

잘, 지켜내시길.


그리하여

오늘도 담뿍,

담뿍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언제나

언제나요. :)



Bangkok, Thailand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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