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시원한 밤바람이, 오늘 당신을

- 요시모토 바나나, '달빛 그림자' 중에서

by hearida

"사람들은 모두

봄빛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행복하게 지나간다.

모든 것이 숨을 쉬고

부드러운 햇살의 보호를 받으면서

찬란함을 더해간다.

생명력으로 넘치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내 마음은

메마른 겨울 길과

새벽녘의 강가를 그리워한다.


이대로,

사라져 버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 요시모토 바나나, '달빛 그림자' 중에서



언제였을까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그때가.


숨 쉬는 매 순간마다

피 토하듯

한숨을 섞었던 것은.


시선은 아직

봄의 언저리에 남아

계절은 여름으로 넘어가는데


모든 것은 가을 낙엽처럼

흩날려 떨어지고

발 디딘 곳만 겨울처럼 얼어있었어요.


슬픔을 담은 눈이

마음의 어깨로

무겁게 내려앉던 날.


알 수 없는

어느 먼 곳으로 사라지는

그런 꿈을 꾸던 날.


하지만 다행히도

모든 것에는 끝이 있었어요,

영원할 것 같던 감정까지도.


마음의 바닥까지 내려가면

톡, 차고

다시 또 올라오는 거였어요.


요즘은 편한지

자꾸만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돼요.


그러다 문득

암흑 속에 홀로 갇혀있던

그때가 떠올랐어요.


지금 만약 힘들다면,

헤어날 수 없는 고통에

갇혀버린 것 같다면


부디

당신의 그 괴로움에도

이제 끝이 오기를.


시원한 밤바람이

당신을 끌어안아

고운 봄날로 이끌어주기를.


그렇게 부디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항상 감사해요.

저도 이제 게으름의

끝을 맺어보겠습니다. :)



Rome, Italy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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