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그저, 발 닿는 어디에서건

- 박준, 'On the Road' 중에서

by hearida

"망설이지 마라.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면 어떤가?

내 자리가 어디 그것 하나뿐일까?

중요한 건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박준, 'On the Road' 중에서



돌아보니

지나온 제 삶은

직선이 아니네요.


꺾어지고 멀리 돌아가고

때로는 다시 되돌아왔다 가는

꼬불꼬불 엮이고 엮인 길.


늘 그랬어요.

우연과 필연이 뒤섞여

인연을 만들었죠.


그리고 그게 늘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저를 나아가게 했고요.


처음엔 한 걸음씩 떼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았어요.

돌아올지도 모를 길을 외우기 위해.


그다음엔

저 멀리 앞을 바라보았습니다.

더 빨리 닿을 수 있는 지름길을 찾기 위해.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제 시선은 늘

제가 있는 곳, 발아래를 바라봅니다.


돌아가는 것보다

빨리 닿는 것보다

이 자리에 더 잘 머무르고 싶어 졌거든요.


떠날 때는 늘

제 자리로 되돌아오길 꿈꾸고

제 자리에 서둘러 닿길 바라지만


이제는,

원래 제 자리가 어디였는지

알 수 없다는 기분이 들어요.


그저

발 닿는 어디에서건

최선을 다할 뿐.


저를 믿고 저답게 있고 싶어요.

그럼 그곳이 바로

제 자리가 되리라, 그렇게 생각해요.


비가 잠시 그친 틈으로

더위가 고개를 빼꼼히 내민 시간,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부디 오늘도

담뿍, 담뿍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




Annapurna, Nepal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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