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금지를 가지지 말아요

- 전경린,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중에서

by hearida

"사람들은 옷을 입은 채로는 바닷물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지만, 옷을 입은 채 바닷물에 빠지는 것도 인생이죠. 마음속에 금지를 가지지 말아요. 생은 그렇게 인색한 게 아니니까. 옷을 말리는 것 따윈 간단해요. 햇볕과 바람 속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죠. 살갗이 간고등어처럼 좀 짜지기는 하겠지만."


- 전경린,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중에서



사는 동안
어떠한 금지도

또 경계도

지니고 싶지 않은데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평생 넘을 수 없는

선과 벽뿐인 것만 같아요.


그래도 지금까지는

제법 그것들을

건너고 넘으며

잘 살아왔다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며 지닌 것이 늘어나고

결혼을 하며 가정을 꾸리니

선은 더 두꺼워지고

벽은 더 높아졌네요.


제 삶의 덩어리가 자꾸만 커지면서

이제 그만

테두리 안의 삶을 받아들이라는

무언의 압력을 느껴요.


한동안은 그게 너무 분하고

참 답답해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요.

조금 다른 생각이 들어요.

몸집이 커진 만큼

제 삶의 힘도 커졌다고요.


아, 내 어깨에 등에 지워진 것이

짐이 아니구나 하고 새삼 깨닫네요.

나는 전보다 더 무게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 싶어요.


우리는 때로는

너무 가볍고

또 때로는

너무 무거워서


앞에 놓인 장애물을

부수고

헤쳐나가기에는

부족하다 생각하지만


나라는 사람 그 자체로

우리는 항상 완벽한 걸요.

방법은 늘 곁에 있어요.

길은 언제나 앞에 열려 있어요.


그러니 우리,

금지를 가지지 말아요.

어렵지만

저도 노력할게요.


거센 파도 몰아치는

바닷물에 흠뻑 젖는다 해도

매일 뜨는 태양 아래서는

옷도 금방 마를 테니까요.


연휴가 시작됐네요.

아무쪼록 주어진 오랜 시간 동안

쉼이 온전한 쉼이 될 수 있기를.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바랄게요. :)


Plitvice, Croatia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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