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철, '모든 요일의 기록' 중에서
저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어요.
빨리 시간이 흘러서
서둘러 진짜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스무 살 즈음이었는데
그때는 모든 게 다 흔들렸거든요.
어른들은 스무 살이 되면
대학에 가면 행복해질 거라고 했는데
막상 발을 들여놓은 새로운 세계는
온통 혼돈 그 자체였어요.
아무것도 즐겁지 않았고
어디서도 의미를 찾을 수 없던 그때,
모두가 어지러이 돌고 돌아
중심을 잡을 수 없던 그 시절.
그래서 어서 서른이 되었으면
그런 생각을 했어요.
서른이 되면 나도
또 주위 사람들도
모두 다
어른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가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흐르고 흘러
저도 서른을 지나 삼십 대도 반을 훌쩍 넘겨
어느덧 서른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곳을 떠돌아다니기도 하고
사랑에 눈물짓기도 하고
일에 미쳐도 보고
가정도 꾸리고
뱃속에는 새 생명이 자라는데
여전히 이 마음은 흔들흔들
종종 어지러워 걸음을 멈추곤 해요.
그러다 또 생각합니다.
60이 되면 나아지려나.
하지만 알고 있어요.
그럴 일은 없다는 걸.
60이 되어서도 70이 되어서도
흔들리는 날에는 흔들리겠지요.
그러다 어지러우면
또 주저앉기도 하겠지요.
무심하고 고요하게
그렇게만 살기는 아무래도 어렵겠지요.
그러니 자꾸
먼 훗날의 어느 날을 기웃거리기보다
오늘 있는 이 자리에서
중심을 잡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더 어른이 되지 않더라도
호호 할머니가 되지 않더라도
너무 어지럽지 않게
지금 이 순간을 잘 살 수 있게 말이에요.
날이 너무 덥네요.
아무쪼록 건강 꼭 챙기시길 바랄게요.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담뿍
담뿍 행복하시길.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