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시간은 차곡차곡 흐르고 우리는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중에서

by hearida

"나는 마약에 대해서는 침을 뱉어주고 싶을 정도로 경멸한다. 마약 주사를 맞은 녀석들은 모두 행복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끝장이다.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중에서



아주 긴 시간 몹시 간절히

행복해지길 바랬어요.


세상 모든 이들이 마냥 행복해 보이는데

나만 홀로 떨어져 있는 기분.


내가 무언가 부족해서일까, 저주를 받은 걸까

노력이 부족한 걸까, 운이 나쁜 걸까


왜 나는 이리도 불행할까

늘 그런 고민만 머릿속에 가득했어요.


그런 생각이 마음에 그늘을 너무 깊이 드리운 날에는

잠시 멈춰 섰어요.


조용히 가만히

그렇게 이 고된 시간이 흘러가기를 기다렸지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든 또 얼마나 불행하든

시간은 차곡차곡 흘러가요.


시간은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고

그리하여 지금을 늘 과거로 만들어버려요.


그래서

한없이 불행했던 그 시절의 나는


차곡차곡 흘러가는 시간에

차곡차곡 접혀


먼 과거가 되었습니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니 무언가를 너무 간절하면 원하면

그 마음이 눈을 흐리게 하더라고요.


행복도 사랑도 사람도 꿈도

너무 절실하면 오히려 멀어지더라고요.


지금 어떤 삶이든

또 어떤 마음이든


시간은 차곡차곡 흐르고

덕분에 무엇이든 차곡차곡 접혀서


과거가 될 거예요.

나와 멀어질 거예요.


그러니 너무 힘들다면 또 너무 아프다면

시간에게 그것을 내어주고 잠시 비워둬요, 우리.


햇빛의 열기가 제 아무리 세다 해도

결국 바람이 불고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오듯


바라는 마음이 아무리 크다 해도

그마저 가벼이 날아가 연연하지 않는 날이 올 거예요.


부디 오늘 우리 너무 힘들지 않기를.

그러다 기어이, 반드시 행복에 닿기를.



Paris, France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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