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수, '원더보이' 중에서
어느 날 문득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세상의 커다란 비밀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데
무슨 일 때문인지 밤길을 걸었거든요.
터덜터덜 걷다가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어두운 밤하늘이 까만색이 아닌 거예요.
그때까진 내내
밤이 되면 온 세상이
새까만 색으로 물든다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밤이 내린 후에도
하늘엔 여전히 파아란 빛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실 요즘
속상한 일이 좀 많거든요.
여러모로 마음이 안 좋아요.
소중한 것들이 떠나가거나
멀어지거나
노력이 물거품이 되거나요.
머지않아 새 생명도 태어날 텐데
그게 또 무섭기도 하고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돼요.
그런 때에 제가 사는 이 곳은
온통 밤으로 가득한
까만 세상 같은 기분이 들곤 해요.
누구나 그렇겠죠.
지금 머물고 있는 이 밤이
너무 깜깜하고 막막해 힘들기도 하겠죠.
하지만 그런 때에도 분명
자세히 살펴보면
파아란 빛이 여전히 남아있을 거예요.
우리의 우주는
아직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니
깊은 밤에도 부디
길을 잃지 않고
힘내어 제 길을 나아갈 수 있기를.
그렇게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항상 감사합니다. :)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