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중에서
저를 사랑하는 데에 참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아니, 미워하지 않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죠.
늘 뭔가 부족하고,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
더 나아지고, 갈고 닦여서 바뀌어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런 탓에 늘 무언가에 쫓기듯 조급하게 살았어요.
더 바쁘게 성실하게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그리고 그런 날들이 아주 오래, 오래 이어졌지요.
불과 얼마 전까지 계속 됐거든요.
덕분에 무언가를 이뤘냐고 하면 그런 것도 같아요.
그런데 그래서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었어요.
너무 지치고 불행한 나머지 끝내 스스로를 미워하면서
어두운 방 침대에 누워 울며 한참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왜 그럴까,
난 대체 왜 이모양일까.
그때 목소리가 들렸어요.
긴 시간 나를 쫓던 목소리들이.
넌 왜 그렇게 숫기가 없니?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승부욕도 없고 끈기도 없고
그래서 요즘 세상에 뭘 할 수 있겠어?
머리를 묶는 게 이쁘다니까!
옷은 그게 뭐야?
살을 조금만 더 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아니, 요즘은 왜 이리 말랐어? 살 좀 찌워.
맞아요.
모두 나를 사랑해서 아껴서 하는 말들이겠지요.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 있을 뿐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해요.
이제 저는 천천히 천천히 그 목소리에서 빠져나오고 있어요.
대신 저에게 제 소리를 들려주고 있지요.
괜찮아, 넌 그대로 충분해.
이렇게 말이에요.
누구나 좋은 사람 싫은 사람은 있겠지요.
때에 따라 누군가가 예쁘기도 밉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모두 완벽한 사람이에요.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그러니 스스로를 미워하지 말고 자신을 괴롭히는 일 없이
온전히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이 고운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 아래
아무쪼록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