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생명이 자꾸만 내게로 온다
나는
작은 사람입니다.
키도 작고
손도 작고
귀도 작고
입도 작고
무엇보다
마음이 참 작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 안에 뭔가를 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연락처에는
가능한 한 최소한의 번호만,
일정에는
가능한 한 최소한의 스케줄만,
주변에는
필요한 최소한 것들만,
머리에는
살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 남깁니다.
가족이 있고
절친이 있고
남편이 있고
그러니 참 좋았습니다.
그러다 지난겨울
작은 뱃속에 자그만 아이가 집을 지었고
그러니 이제 진짜
나의 세계는 완성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보다 더 작디작은 것들이
내 품을 파고 들어왔습니다.
그 작은 것이
조용히 들어와서는
제 몸을 크게 부풀려
나의 온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꼼짝없이 마음을 다 내어준 나는
그러고도
아직 자그맣고 부족한 내 마음을
키우고 또 키우는 중입니다.
내 마음에 가득 차버린
소중하고 빛나는
나의 작디작은 것들을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중입니다.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