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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rida Sep 26. 2018

작디 작고 한없이 사랑스러운

작은 생명이 자꾸만 내게로 온다

나는

작은 사람입니다.


키도 작고

손도 작고

귀도 작고

입도 작고


무엇보다

마음이 참 작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 안에 뭔가를 품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연락처에는

가능한 한 최소한의 번호만,

일정에는

가능한 한 최소한의 스케줄만,


주변에는

필요한 최소한 것들만,

머리에는

살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 남깁니다.


가족이 있고

절친이 있고

남편이 있고

그러니 참 좋았습니다.


그러다 지난겨울

작은 뱃속에 자그만 아이가 집을 지었고

그러니 이제 진짜

나의 세계는 완성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그보다 더 작디작은 것들이

내 품을 파고 들어왔습니다.


그 작은 것이

조용히 들어와서는

제 몸을 크게 부풀려

나의 온 마음을 가득 채웁니다.


꼼짝없이 마음을 다 내어준 나는

그러고도

아직 자그맣고 부족한 내 마음을

키우고 또 키우는 중입니다.


내 마음에 가득 차버린

소중하고 빛나는

나의 작디작은 것들을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중입니다.


튼튼이에게 내민 미찌의 작은 손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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