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애란, '잊기 좋은 이름' 중에서
지금은 한여름의 시간.
한은 한창이라는 말.
더위가 한창인 여름의 날이 이어지고 있다.
한창을 사전에서 찾으면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
생각해보면,
이 여름 한창인 것은 비단 더위만은 아니다.
우리도 한창이다, 그렇게 무르익어 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초가을이 오겠지.
비로소 맞는 가을이 지나면
초겨울을 지나 또 한겨울을 맞이하겠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동안
시간은 그렇게 '초'와 '한'을 지난다.
비로소 나타나 무르익어 사라진다.
어떤 일이든 그렇겠지.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 기어이 불쑥 나타나
익을 만큼 익은 후에 사라지는 거겠지.
그러니 좋은 날은 좋은 대로
슬픈 날은 슬픔이 익기를 기다려
계절과 함께 보내면 되지.
돌고 돌아 기적처럼 봄이 오듯
슬픔도 아픔도 언젠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을 믿으며.
그게 아니라면
여름이 무르익어 가는 동안
마음도 무르익어 그만 사라져도 좋을 텐데.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